어릴 적, 나는 독서에 미쳐있었다.
새로운 세상은 나를 이끌었다.
독서의 경험은 나를 현실에서 견디지 못하게 했다.
그 강렬한 '자극'그것은 아마 중독자의 그것과 유사하리라.
새로운 자극을 향한 열망은 항상 나에게 자극을 찾으라고 명령한다.
새로 모신 스승은 나에게 집을 떠나 느끼라 명했다.
그리하여 나는 타국으로 여행했다.
힘들다는 육체노동들을 했다.
애지자(愛知者)들과 담론을 나누었다.
신선한 체험들을 즐겼다.
그러나 현자 '경험'도 아직 평생 나를 몰두하게 할 삶의 의미를 찾아주진 못하였다.
아직도 텅빈 한쪽의 결핍을 메워주진 못하고 있다.
(출처: yes24 홈페이지)
주인공 영훈은 지독한 가난과 파탄난 인간관계, 친한 벗 김형의 죽음 등으로 방황을 한다.
그는 인생의 쓴 잔을 마셔야할지, 던져야 할지와 같은 질문으로 고민을 한다.
그는 길을 떠난다.
술집에서 일을 하며 많은 사람들과 대화로 견문을 넓힌다.
다시 길을 떠나며 그 와중에 자신을 지독하게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몰아치는 눈보라를 일부러 헤치며 나아가기도, 치열한 내적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결국 그의 치열한 고민은 깨달음과 함께 바다에서 결론이 난다.
돌아가자. 이제 이 심각한 유희는 끝나도 좋을 때다. 바다 역시도 지금껏 우리를 현혹해 온 다른 모든 것들처럼 한 사기사에 지나지 않는다. 신도 구원하기를 단념하고 떠나버린 우리를 그 어떤 것이 구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갈매기는 날아야 하고 삶은 유지돼야 한다. 갈매기가 날기를 포기했을 때 그것은 이미 갈매기가 아니고, 존재가 그 지속의 의지를 버렸을 때 그것은 이미 존재가 아니다.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 -젊은날의 초상/민음사/이문열 저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끝나지 않는 유적(형벌)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나도 그 잔을 받아 기꺼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