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에게
언제든 내가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말하고 싶으면서도
정말 누군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하면
내가 과연 뭘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혹시 누군가 날 찾는 그 순간
내게 그 사람을 돌볼 여유와 힘이 없을까봐 걱정이 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서로를 돌봐야하는데, 우리 개인의 삶은 그 자체로 너무 버겁다.
사실 내가 힘들었을 땐 그 누구에게도 먼저 연락하지 못했다.
너무 힘들어 연락을 할 여유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마음이 복잡한 상황에서 사람들과의 연락을 피하는 건
내 스스로가 선택한 행동이었다.
힘든 나를 알리고 싶지 않았던 마음 뒤에는
힘든 나를 먼저 좀 알아달라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위로받고 싶었던 비교적 가까운 친구와
먼저 손을 내밀어 연락을 주었던 친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일치하지 않았다.
내가 힘든 걸 알고 걱정과 배려로 기다려주었던 친구와
무심코 정말 오랜만에 요즘 잘 지내냐는 말을 해준 친구.
그런데 결국 먼저 내 마음을 겨우겨우 토로할 수 있었던 상대는
먼저 손을 내밀어준 친구다.
어렵다. 누군가에게 온전한 공감을 한다는 건
그리고 순간 순간 온전한 마음을 쏟는다는 건
가족과 연인 사이에도 어려운 일이라는데
내가 아무리 여유를 갖춘다 한들
돌볼 수 있는 주변을 꼽으라면 몇 명이나 있을까
종현의 자살 기사를 접하고 나와 친구들은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같은 나이여서 더욱 그런 듯 했다.
유서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마음이 아프다.
며칠이 지나도 정리되지 않은 말들만 머리에 맴돈다.
그만해도 된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너는 그 자체로도 괜찮으니
너를 위해 너의 주변을 위해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물론 자신의 문제는 자신만이 이겨낼 수 있다.
타인과의 비교를 넘어 자신을 견뎌내는 것이 삶의 고통스런 숙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나 또한 누군가에게, 적어도 내 사람들에겐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다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