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 기버 : 기억 전달자
지난 주말 님의 독후감으로 그리고
님의 영화 추천으로 리스트업 해놨던 더 기버 : 기억 전달자 영화를 봤습니다. 감정을 억제하는 주사를 매일 맞으며 사랑, 결혼, 이별, 고통 없이 살아가는 시스템 커뮤니티. 주인공 ‘조너스’가 직업이 결정되는 직위 수여식에서 ‘기억보유자’로 선정되고, 기억을 통한 인류의 역사를 배우며 사물의 색과 감정 그리고 자유를 깨닫게 되는 영화입니다. 컨셉도 줄거리도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임에 틀림없습니다.
제게 다가온 가장 큰 메세지는 감정의 아름다움입니다. 소홀히 했거나 평소에 주목하지 않았던 모든 감정과 기억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큽니다.
2. 신경숙, 아름다운 그늘
신경숙이 서른 셋에 쓴 첫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엔 주로 신경숙 작가의 어린시절이 그려져 있습니다. '쓰여있다' 라는 표현보다 '그려져 있다'라는 표현을 일부러 넣고 싶은 글입니다. 에세이를 원래 좋아했지만 신경숙의 산문집을 읽고난 뒤 에세이의 매력을 더 깊고 크게 느끼는 힘을 기른 것 같은 느낌을 가집니다. 제 자신 또한 삶 속에서 느낀 기억과 감정을 이런 글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책입니다.
앞서 소개한 영화와 책 모두 아름다운 감정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별, 그리움, 죽음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도 다루죠. 영화의 제목 The Giver, 좋은 감정만 골라 주는 자는 아닙니다. 책의 제목인 아름다운 그늘 또한 '그늘'이란 다소 어두운 단어 앞에 '아름다운'이란 단어를 붙였음에 주목해 봅니다.
때론 난제를 마주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문제와 크고 작은 고통에 신음하는 일상의 삶에서 매일매일 무능력함에 몸부림치지만 이 문제들로 해어지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 그리고 행복과 같은 찬란한 감정을 오래 붙잡기 위해 발버둥치며 그 감정의 충만과 감격을 쫓으며 산다. 영화 더 기버와 아름다운 그늘 그리고 최근의 말씀을 통해 좋은 경험과 체험 중심의 삶을 조금 내려놓기를 시도해본다. 삶의 밝고 어두운 모든 감정이 모여 '나'라는 역사를 빚어내고 있음을 인정하며 내가 싫어하는 감정에 대한 포용을 도전한다. 순간을 느끼기 위한 잠깐의 멈춤을 허용하는 삶이 되기를. 그 순간이 모여 빚어진 나의 역사로 내 길을 비추며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