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에게 실험을 보여주고 있는 ㅁ은 바쁘고 챙겨야 할 것이 많으며 원만한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효율적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도구를 꺼낸 김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잠깐 이동하기 전에 기계를 켜놓고 가고, 하다못해 쓰레기를 이런 식으로 모아서 버리는 등의 자신만의 업무 효율성을 보여줬다. 그런 스스로의 규칙과 루틴을 정한 것이 시간적인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정말 동선 짜는 데에 꽤 노력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구석에서 납득할 수 없는 반항심이 차올랐다.
정말 나는 ㅁ이 말한 기준에서라면 비효율적인 사람이다. 비효율적이면서도 참 융통성이 없기도 하다. 남들은 시험을 대비할때 요점집만 보며 핵심만을 암기하지만 교과서의 가장 첫번째 장부터 책을 읽는 부록까지 찾아 읽는 사람이 나였다. 당연히 공부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고, 중간에 '이래가지고 시험전에 다 읽지 못하겠다'고 갑자기 깨달아서 책을 덮고 요점집을 외우기 시작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거면 처음부터 요점집을 보던가 아니면 애초에 더 일찍 시작해서 책을 완독하던가. 스스로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모두가 이의없이 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경로를 짜는 것이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어떤 경로를 설정하고 내가 왜 그렇게 짰는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의문이 없도록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다. 중간에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이 루트로 간다거나, 시간을 놓친다면 여기 마침 좋은 커피숍이 있으니 거기를 들른다거나. 나의 비효율성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플랜비를 제시한다. 아니면 애초에 문제를 해결하기 까지의 다양한 경로를 마련해둔다.
몇 번 꽤 많이 시간 낭비를 체감하고 뼈저리게 후회하고 적당히라도 효율성을 추구해야한다고 느꼈다. 내가 그동안 비효율을 택하고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동안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갔기 때문이다. 이너피쓰는 시간이 지나가면 불안으로 변한다.
효율이 인간의 특징이 될 수 있을까. 행동이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그 행동을 하기까지의 내 사고는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일까? 몇 번의 시행착오가 나를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다. 그렇게 기대해본다. 그 어떤 완벽한 기계도 백프로의 수율을 보이지 못하니 비효율이 나의 특징이라면 적어도 인간적인 모습을 내세워보려 한다. 망하거나 실수도 하고 욕도 좀 얻어먹어보며 하루하루 나라는 인간의 효율을 0.01%씩 올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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