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질문을 해 주시겠습니까?
휴먼 디자인이라는, 제가 보기에는 사주팔자와 비스무리한 일종의 해석학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노섭타님에게 질문도 해보고 가르쳐주신 사이트에 들어가서 제 차트를 보기도 했어요.
아래는 해당 사이트에서 제 출생년월일과 도시를 넣어 나온 차트입니다. 보기는 보는데.. 이게 대체 무슨 말인지 전혀 알수가 없었어요.. 그냥 난 비장이 비장한 사람인가? 아닌데 난 간이 좋은 사람인데. 어떤 의미인지 몰라 그냥 저는 프로젝터라고 나오네요. 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랬더니 저를 소환(?)하여 프로젝터가 어떤 타입인지 설명해주셨어요.
프로젝터인 @piggypet 님을 초대합니다.
프로젝터에 대해 직접 기이이인 글로 설명해주셔서 저의 궁금증을 풀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길고 재미난 내용이라 퇴근 후에야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밑줄을 그어 보았습니다.
프로젝터가 ‘타고난 인생 코치’라는 말은 아직 저에게는 과찬입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의 내면을 바라보고 관계를 중시하였지만 그만큼 관계에서 좌절과 실패도 많이 맛보았습니다. 코치 - 라는 표현은 누군가를 이끈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사실 저는 코치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 조력자에 가까워요. 마치 라이크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말고 샘와이즈같은..
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니 더더욱 프로젝터형인걸 알 수 있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무슨 무슨 대표를 맡기보다는 부반장, 부회장, 부과대를 맡아왔어요. 대표를 도와주는 역할이 맞다는 것을 스스로가 잘 알기도 하고, 같이 하고 싶다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거든요. 특히 대학생부터는 학교생활을 정말 열심히 안했음에도.. 부과대를 2년이나 하게 되었네요. 대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큰 자리에 대표로 나서고 싶기보다는 나서고 싶어하는 사람을 도와 그 사람으로부터 고마움을 받는 것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간부장학금은 덤이고요...)
몇 번의 입시를 겪으며 고등학생때 생활부를 뽑아 보았을 때 새삼 고등학생인 나는 어땠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생활기록부에는 1,2,3 학년마다 부모와 자신의 장래희망을 적는 칸이 있는데, 저는 거기에 정신과 의사 또는 약사라고 해를 번갈아 적었더라구요. 결국 그 중 하나를 이룰랑 말랑 하지만, 그때부터 특히 직업적인 사명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일을 하고 싶었나봐요. 그 중에서도 ‘정신’에 관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갓 고딩이 되었을 때 정신과 의사도 의사임을 간과했나봅니다. 그정도 성적은 못받았는데T.T 어찌되었든, 제가 프로젝터형이라 그런것인지 어른이 되기 전부터 '다른 삶을 가이드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네요.
사람과 사람사이의 어떤 관계는 저에게 항상 고민거리였고, 지금은 어느정도 요령이 생겼지만 그래도 힘든 일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저에게 인간관계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에 공감하며 해결책을 강구해주는데 왜 너는 그렇지 못하지?’ 를 수도 없이 반복했고, 지금도 빈도는 낮지만 자주 반복해요. 그런데 노섭타님의 글을 읽고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프로젝터’가 아닌 다른 성향의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요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즉 노섭타님의 설명글에서의 말에 따르면 '초대받지 않은 채' 관계에 참여한 셈이죠. 몇차례의 시행착오 결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주는 대로 받겠다는 의지는 많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상처는 받기 싫어서 내 진정한 이야기보다는 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 ‘흥미를 보일 것 같은 이야기’ 위주로 해왔어요. 그 과정에서 자존감은 다시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정말 믿을 만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제 이야기를 하네요. 아니면 오히려 낯선 사람에게 제 이야기를 하거나요. 이렇게 온라인으로.
'쓴맛'을 너무 본 탓인가요..?
아무리 저의 성격, 가치관과 매우 닮은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노섭타님의 이야기를 백프로 믿는건 아니에요. 그렇게 치면 저와 한날 한시에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산부인과 분만실 동기들은 다 프로젝터성향을 보일거냐구요! ㅋㅋㅋ 그렇지만 적어도 ‘프로젝터의 성공을 위한 지침’만은 믿고 따르고 싶어요. 칭찬에 목마른 나머지 가벼이 던지는 칭찬을 덥썩 물고 행복해하며 목매지 않고, 이러이러 하기때문에 이 사람을 칭찬해, 이 사람은 이런 면에서 최고라 추천해 소릴를 듣는 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 알려주신 바와 같이 합이 잘맞는 '제너레이터'를 만나 그가 에너지를 널리 뿜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네요. 님과 저는 쿵짝 합이 잘 맞는 제너레이터&프로젝터가 될 수 있을까요? 크크 이제 동네주민이 된건 알았는데 우연히 만나면 어떤 말을 걸어야 할지 생각해놔야겠어요! 운동하고 뒹굴거리다가 일찍 잘까 했던 월요일 밤에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자기 자신을 파헤쳐 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