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 런을 돌았습니다!
제가 알기로 런은 연극 용어인데요. Run Through의 약자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런을 돈다고 표현하는데요. 런은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작품을 진행하는 것을 뜻해요.
이제 공연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연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게 없어 무척 불안했는데요. 오늘 꽤 많은 부분이 정리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크게 A, B, C, D 파트로 나뉩니다. 그간은 A, C 파트를 중심으로 연습했었어요. B 파트와 D 파트가 드디어 오늘 만들어졌습니다! 음악도 안무도 아직 손 볼 곳투성이지만, 꾸역꾸역 첫 런을 돌고 나니 감격스러운 마음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작품 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정확하게 맞아 무척 기쁩니다. 작은 타이머를 놓아야 할 지, 메트로놈을 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간 많이 만나 이야기 나누고, 이것저것 맞춰본 것이 팀워크로 녹아나지 않았나 하고 자찬을 해봅니다.
런을 돌고 다 같이 영상을 보면서 피드백을 했습니다. 음악인은 저밖에 없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피드백은 전무합니다. 영상을 보면서 스스로 고쳐야 할 점을 적었습니다. 연주할 땐 아쉬웠는데, 영상 속 무용수와 함께 보니 괜찮은 부분이 몇 있더라고요. 오히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 아쉬운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아직 런을 돌 정도로 작품이 짜인 상태는 아니라 부족한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당황한 마음에 중간에 8마디를 통째로 틀리기도 했습니다.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멈추지 않고 정확한 연주로 넘어올 수 있었는데요. 연습 때 많이 틀려둬야 실전에서 안 틀리거나, 실전에서 틀려도 당황하지 않기에 좋은 징조로 받아들였습니다. (?)
작품이 제법 구색을 갖춰가면서 연주도 까다로워진 부분이 있습니다. 오늘 연습에서 즉흥적으로 빠른 부분이 추가됐는데요. 손도 풀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연주를 했더니 고질적인 손목 통증이 재발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미리 와서 손도 풀고, 새로 짠 부분도 충분히 손에 익혀둬야겠습니다:)
이쯤 되면 모든 것이 디테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주 때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어야 하는데요. 연습을 완벽히 끝내 무용수들과 여유롭게 호흡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공연이 가까워져 오면, 이래저래 소란스러워지는 일이 많습니다. 괜히 마음이 붕 뜨기도 하고요. 돌아가는 길엔 차가 막히네요. 즐거운 마음에 작업 일지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