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뾰족한 바늘이다.
선생님, 저희 애는요...
최저시급에.. 4대 보험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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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일 잘하는 애들도 갈데 없습니다.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참았다. 아직도 현실은 철저하게 기득권, 가진 사람들의 편이란 걸 모르신다.
얼마 전, 스팀잇에 학생들의 취업 상황을 올렸다. 학생들의 현장실습은... 6월 7일 까지였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그 학생들은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누구보다 일을 하고 싶어했던 학생들이다.
죄송합니다. 현장실습이 끝나도...
아마도 취업은 어렵겠습니다...
라고 사업체 한 곳에서.. 팀장이 얼마전 전화를 주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 번에 학생들 응원갔을 때, 나는 이미 그 학생이 취업에 실패하리란 걸 알고 있었다. 땀을 뻘뻘흘리며, 옷은 더럽고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그 학생은 너무 신나 있었다. 자신이 무엇인가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워 보였다.
곧 짤려서.. 돌아올 녀석이.. 그것도 모르고...
그 바보 같은 녀석이 돌아오면, 다시 취업 자리를 연결시켜 주고 싶었다. 쉬는 시간에도 계속 구인란을 찾았다.
장애요? ... 불편한 데는 없어요?
설명하면 알아들어요?
예. 불편한 없고, 말 다 알아먹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일하고요, 시키면 시키는데로 일합니다. 조금 느려서 그렇지, 축구도 잘하고 몸도 튼튼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 많이 쓰시면서, 돈을 아끼 던데...
그 돈으로 발달 장애학생 고용하시면, 고용지원금도 주고요. 장애인 미고용 벌금도 안내도 됩니다. 이용해 먹고 월급 몇 % 덜 줘도 됩니까...
제발 그러니... 일이나 좀 시켜보고 말합시다.
취업이 될 것인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장애 학생의 취업을 맡고 있는 나는 뭔가? 뭐하는 사람인가? 늘 좌괴감에 빠진다. 자괴감이란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거다.
그런던 중...
오늘 그 팀장에게 전화가 왔다.
현장 사람들이 성실하다고...
전자기기 사용까지 잘 익히는지..
3주 정도 더 보자고 하네요.
그러던 중...
나는 오늘도 전화를 걸었다.
저도 알바 많이 해봤고
공장에서 많이 일해 봤습니다.
이 학생은 일머리도 있고
일도 빡시게 합니다.
한 번 면접이나 보시죠?
세탁기를 조립하는 생산직 여사원을 구한다기에 전화했다. 장애 여학생이라 처음엔 망설이더니, 내 쪽에서 쿨하게 면접이나 보자고 하니... 담당자도 얼굴이나 보자고 한다.
앗싸!!!
가오리!!
솔직히 이 녀석들 세 명이 모두 취업하면.. 내가 고생이다. 학교 가정통신문 300여장을 매일 인쇄, 분류, 배송해야 한다. 학교에 엄청나게 밀려오는 택배랑, 학교 프린트 카트리지도 교환해야 한다.
취업했다가 한 달만에 그만두면 학교에 다시 오지 못한다. 그래도 도전해야 한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사람들로 빡빡한 그 곳을..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남들 몇 배로 뛰어다니면서, 성실하게 일해야 인정받고... 그래도 취업이 될까 말까다.
누가 좀 대기업과 중견 기업 이상 발달 장애학생 고용률을, 이 세상에 퍼트려 줬으면 좋겠다. 나와 상관도 없는 연예인들 연애이야기 좀 그만 날랐으면 좋겠다. 자극적인 기사 말고, 세상에 도움을 주는 그런 기사좀 퍼트려 주면 좋겠다.
"을"의 편에 서서, "을"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그것을 블럭체인에 남기고, 공유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토론하고, 해결점을 찾는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발언을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