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그 존재 자체로 황홀하다. 아 예쁜 내새끼. 나는 그저 입을 헤 벌리고 둘째를 바라보며 기뻐할 뿐이다.
그러다가 퍼뜩 첫째가 생각난다. 나는 고개를 돌려 첫째를 찾는다. 첫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본다.
큰놈은 만 4세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 큰놈은 제가 아는 우주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11개월 전, 이상한 생명 하나가 집에 오면서부터 그 애정이 분산되기 전까지 그러했다. 녀석이라고 그 사실을 왜 모르겠는가.
선배들은 “동생을 안고 집에 온 엄마를 본 첫째의 심정은, 첩을 본 본처의 심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아직 말을 못 하는 둘째는, 기분이 아주 좋을 때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방긋방긋 웃는다. 그러면 그걸 본 엄마, 아빠, 외할머니는 박수를 치며 웃는다. 첫째가 저도 웃으며 몸을 좌우로 흔든다. 그 모습이 서글프다.
내가 큰아들에게
아들아, 내가 너보다 동생을 더 사랑하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네가 동생만 할 때 나와 너의 어미는 온 힘을 다해 너를 사랑했다. 그 사랑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단지 지금 너의 동생이 그 삶 속에서 어른들이 보기에 가장 예쁜 시기를 통과하고 있을 뿐이다. 네 동생의 예쁜 짓에 환호하는 것은 아비와 어미와 네 조부모의 본능적인 반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조금도 서운해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네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 설명해봤자, 놈이 이해할 리는 없다.
나는 큰놈에 대한 내 사랑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둘째에 대한 내 사랑을 소극적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이후로 큰놈이 안아달라면 무조건 안아주고 점프점프(하늘로 던졌다 받는 것) 해달라면 무조건 해주고 까까(과자) 달라면 양치 한 직후를 제외하면 주고 밖에 나가자면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지 않은 한 나갔다.
어제 코스트코에 갔다. 에어컨이 과했다. 얇은 이불을 망토처럼 작은놈에게 둘렀다. 그걸 본 큰놈이 갑자기 “추워. 추워”하면서 울먹였다. 이불은 한 장이었다. 면역력은 첫째가 더 강했다. 둘째는 콧물을 흘리고 있었다. 누가 이불을 덮어야 할지는 분명했다.
나는 카트에서 큰놈을 쑥 뽑아서 꼭 안았다. 그러고는 “OO야, OO은 안 춥게 아빠가 꼭 안아줄게”하고 놈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큰놈이 씨익 웃었다. 매장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는 큰놈을 안은 채로 “우오오오”하면서 달리다가 “점프”하면서 높이 뛰었다. 큰놈이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그리고 “또 점프, 또 점프”라고 했다. 나는 계속 뛰었다.
계산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품에 안은 큰놈이 내 입에 뽀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