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욕하고 비난하기는 쉽다. 그렇게 남을 비방하는 데에는 딱히 그럴싸한 이유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맘에 안 든다'거나 '기분 나쁘다' 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마법의 구절 몇 개만 갖다 붙이면 된다.
많은 경우 잘 알지도 못하고 욕하기에 바쁘다. 잘 알지도 못하고 몇 개의 루머나 선입견, 그리고 편견에 입각한 채 판단을 하고 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잘 알고나면 뭔가가 달라질까?
실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알던 것과 다른 경우도 많지만 어떨 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욕할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더 구체적으로 디테일하게 분노하고 욕할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욕하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뚜렷한 대상 없이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욕하고 비판하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잘 알지 못할 땐 이거 그냥 나쁘잖아! 라고 욕을 하던 게 알고 나서는 이게 뭐 때문에 왜 나쁜지, 어떤 문제 해결방안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가 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구체적으로, 중언부언하지 않으면서도 길게 욕하는 사람들이 좋다 (읭?).
생산적으로 욕하기란 끈질기게 다양한 방법으로 욕하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고 할 때 그 '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흔히들 그런 이야기를 한다.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다', '알고 보면 여린 사람이다' 등등 '알고 보면 ~한 사람이다'는 표현.
그것은 마치 나는 네가 모르는 이 사람의 ~한 부분을 안다, 그만큼 관계가 각별하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뜻일 것이다.
가끔은 내가 이 사람을 '안다'는 생각이 오히려 그 사람의 다른 모습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잘 '알지'못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오히려 더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랄까.
그래서 나는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알기 전엔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일 수 있는데 내가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기 위해서 굳이 알기 전에 좋지 않은 모습을 견뎌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 떄문이다.
진짜 좋은 사람이라면 굳이 '알기' 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겠지.
하지만 나는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 사람들에겐 좋은 사람일 수 있다.
비유가 좀 엉뚱할 수 있지만 나는 홍준표 같은 사람도 그가 나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홍준표 주변 사람들 중엔 홍준표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개인적으로 난 홍준표가 직업선택을 잘못해서 저러고 있는 것이지 아마 대형교회 목사를 직업으로 택했다면 정말 인자하고 푸근한 동네 할아버지 이미지로 신도들의 엄청난 존경을 받는 영성 충만한(?) 목사로 조용기와 쌍벽을 이루는 성공한 목사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끔하곤 한다. (디스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알고 나서 좋은 사람이면 뭐하나... 모든 사람은 다 자기만의 기구한 사연이 있고 누구나 자기 삶이 가장 무겁고 힘들고 버거운 법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그게 어떤 변명이 될 수는 없다.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뭔가를 '안다'고 말하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잘 모르는 것만큼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는 더더욱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