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작품을 이것저것 편식없이 읽었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사실 호불호는 꽤 명확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문학을 진득하게 공부했거나 책 꽤나 읽은 사람인 것 같지만 사실 뭐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냥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사실 읽는 것보다 사 모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그 중에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좀 많을 뿐이다.
어쨌건 나는 프랑스 문학과 일본 문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뭔가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그 특유의 과잉정서라고나 할까, 암튼 나에겐 모든 게 투머치로 느껴지는 게 있다. 과하게 현학적인 느낌도 있고, 표현이 뭐 이래? 싶은...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영문학을 더 먼저, 많이 접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생각보다 많은 프랑스 작품들이 들어간다.
에밀 아자르, 생텍쥐페리, 베케트(프랑스어로 작품들을 주로 썼지만 아일랜드 작가이니 뭔가 애매하긴하다), 뒤라스, 플로베르 등등..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생뚱맞게도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와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 같은 짤막한 에세이/일기/낙서들이다. 아마 바르트나 뒤라스 모두 이것을 출판을 염두에 두고 쓰진 않았을 것이다. 작은 쪽지들에 끼적인 글들은 몇 줄 되지도 않고, 쓰다 만 것같은 느낌이 대부분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침묵, 그리고 나서.
그날 같은 여름날들의 오후면 내가 그랬듯 계속 횡설수설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
이젠 그럴 의욕도 용기도 잃었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 <이게 다예요 中>
하지만 나는 이런 글들이야 말로 작가의 진짜 진솔한 마음과 생각과 느낌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그래서 가공되지 않은 한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글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잡고 공들인 전문적인 글들이야 당연히 좋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신변잡기, 별 의미없는 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러한 스쳐지나가는 듯한 글들이야 말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고 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스팀잇에서도 이러한 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