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입사동기오빠가 결혼한다고 오래된 단톡방에서 오랜만에 알림이 떴다. 입사 첫 교육 때 같은 조였던 동기들 모임인데, 오랜만에 대화하다보니 생애 첫 직장에 들어갔던 2010년의 어느 날이 생각이 난다.
남자 8명 여자 2명- 개나 갖다줘버린 남녀 성비의 우리 조에서 나는 막내였다. 평균 28~30살 사이의 동기들 사이에서 그 서너살 차이가 뭐 그리 크다고 24살의 나는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덕분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2주간의 교육기간 동안 다들 금새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만난 인연은 말조심해야한다거나 거리를 조금 둬야한다거나 하는 조심성이 없었다. 나 뿐 아니라 다들 그랬겠지. 그렇게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다보니 함께 놀러 가는 일이 자주 있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친한 동기들도 생겼다. 그들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언제나 옆에서 힘이 되어줬고, 퇴사하고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도 한번씩 만나 술한잔 기울이며 서로를 독려해줬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동기들 10명 중 마지막 남은 한명이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한다. 나도 단톡방에 임신사실을 알렸고, 동기언니는 만삭이라 이번달에 아기가 나온다고 한다. 이미 결혼한 오빠들의 아이들은 어느새 어린이가 되었고, 학부형이 되는 동기도 있다. 이렇게나 다들 훌쩍 나이가 들어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신기하다고 했더니, 동기들은 오히려 한없이 어리기만 했던 내가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더 신기하다고 한다. 대화하는 것을 보면 우리 모두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는데.
이런 대화를 하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관계는 누군가를 새롭게 만나게 되는 그 시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다시 고등학생때처럼 깔깔거리며 웃게되고, 퇴사하기 전 팀장을 다시 만나더라도 왠지 모르게 팀장님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동기들이 나를 언제나 24살의 막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왠지 앞으로는 점점 서로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관계만 있을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씁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