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UI/UX 즉 사용 방식(User Interface)과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에 대한 불편함이 꼭 따라나온다. 그런데 이런 지적이 과연 옳은 걸까?
나는 어떤 서비스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본다. 가령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보자. 나는 이들 서비스의 UI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텍스트에 대한 어떤 꾸밈도 불가능하다. 글자를 굵게 하거나 기울이거나 문단을 정렬하거나 등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스팀잇은 최소한 에디터를 써서라도 약간의 꾸밈이 가능하다. 그리 어렵지 않은 마크다운 사용법을 배우면 표현은 훨씬 다채로워진다. 그런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대해서는 UI가 불편하다는 불평이 없다. 그냥 익숙해진 거고, 익숙하면 더 이상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검색 기능 또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냥 소셜미디어(SNS)는 다 그렇다고 보면 된다.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래야 새로운 글을 쓰게 된다. 반면 스팀잇은 영구 저장되고, 구글 검색으로 어지간한 건 다 검색된다.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 같은 전문 블로그는 어떨까? 당연히 좋은 에디터가 구비되어 있고, 카테고리(분류)나 저장 기능도 있어서 편리하다. 검색도 잘 된다(당연히 네이버나 다음 내부 서비스이니까). 그런데 검색이 잘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는가? 바로 자사 포털에 이용자를 붙잡아두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다른 검색엔진으로는 타사 서비스가 잘 검색되지 않는다. 검색과 관련한 이 함정을 인지하고 있는지? 나아가 이곳의 컨텐츠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모회사(?)의 배만 불려줄 뿐 창작자에게 오는 몫은 거의 없다. 스팀잇에서도 별 보상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파워블로거가 그곳에서 명성을 쌓기 위해 걸린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 보라. 만일 그 절반만이라도 스팀잇에 바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과거의 명성이 그대로 이전되지 않아 불만이라면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 하지만 스팀잇이 사기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긴 안목으로 봐야 한다.
UX는 어떨까? 아직 두 달이 안 되었지만, 스팀잇만의 소통 방식이 있고, 나름 즐거운 경험을 준다. (나중에 포스팅을 할 생각인데) 초창기 PC통신(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을 생각나게 하는 면이 많다. 호기심에 가득 찬 개척자들이 우글거린다. 황금광 시대를 연상케 한다. 나는 스팀잇의 이런 거친 면모가 좋다. 계속 남기로 한 스티머들도 비슷한 것 같다. 예의바르면서도 도도하다. 이곳 플랫폼에서는 건설해야 할 것들이 있을 뿐이다. 그 정도 불편을 감내하지 못하면서 어디서 무엇을 성취할 수 있으랴.
많은 분들이 스팀잇이 '베타 버전'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나는 베타 딱지를 달고 있는 것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실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만큼 초기라는 징표이고, 초기 참가자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상? 아마 꽤 큰 금전적 보상이 따르리라 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척자로서 해보게 될 많은 실험과 건설이다. 내가 만들어간다는 체험을 어디서 또 해볼 수 있으랴. 이 체험이야말로 가장 좋은 보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나야 이미 나이가 든 편이어서 겪은 바가 많지만, 청춘들에겐 이 얼마나 기회의 땅이더냐. 가자, 광야로, 미개척의 땅으로, 황금이 넘처나는 곳으로.
요약 : 금전적 보상만 보면 보상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그거야 개인기 나름이니까), 보상의 개념을 좀 키워 보면 여유 있게 즐기면서 관계 형성도 하고 지식을 배우고 좋은 견해를 경청하고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