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이야기 -
나는 점차 정신이 몽롱해지는것을 느꼈다. 연극을 하는내내 피운 강렬한 향이 피운 연기를 마셔서 그런거겠거니 했다. 마침내는 일어날 힘도 없어지는것 같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군중속에 있던 한여자가 하얗게 눈을 뒤집고는 경극을 하는 무대 가운데로 나오며 비틀비틀 춤을 추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순간,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 건너편에서 또 다른 사람이 눈이 뒤집혔다. 어쩔줄 몰라하는 나를 보더니, 옆의 사람이 무서운 얼굴로 나를 보더니 어서 자리를 피하라고 말한다. 이제는 군중들이 모두 일어나서 춤을 추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갑자기 섬뜩해짐을 느꼈다.
[지난편 보기]
섬뜩해진 나는 온힘을 다하여 몸을 움직여 군중들 사이를 빠져나왔다. 숨이 턱까지 부쳐왔다. 가까스로 언덕위로 나오자 갑자기 누군가가 어둠속에서 나왔다.
"잘 감상했나?"
부디였다. 놀라서 심장이 튀어나올것만 같았던 짧은 순간이 지나자 안도감이 나를 찾아왔다. 저 밑에 상황을 보고는 나를 마중나온 모양이다.
다음날이 되자, 나는 어젯밤일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 머릿속에 힌두교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실타래처럼 마구 엉켜있었다. 어제 있었던 이 특이한 경험은 뭘까 하고 숙소에 있는 젋은 청년에게 물었더니, 그가 말하길,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 특별한 의식을 하는 동안 신들이 몸에 들어올때가 있다고 한다. 그럴때는 그때 눈이 뒤집힌 여자처럼 빙의가 되기도 하고 의식을 잃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신내림 같은 것과 비슷한 것일까?
A D V E N T U R E . I N . B A L I
#5 Nusa Panida - 극빈함과 낙원이 공존하는 섬
테레사. 첫째날 노을구경하다 사진을 찍어주면서 만난 친구. 독일에서 온 그녀는 호주를 경유해 홀로 발리를 여행중이었다. 그리고 베리. 바로 옆방에서 묵던 친구. 싱가폴에서 온 그녀는 남자친구와 결혼하기전 혼자만의 특별한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나는 이 두친구와 함께 팀을 만들어 렘봉안 옆의 큰섬, 누사파니다섬을 가보기로 한다. 세여자의 일일 모험기가 시작된다 :)
3 girls at the Angel's Bilabong.
렘봉안에서 15-30분정도 배를 타고 도착한 누사 파니다 섬. 대부분의 길이 비포장 도로인데다 산위에 위치한 길이라서 차가 많이 흔들렸다. 그렇게 도착한 첫 목적지는 빌라봉.
빌라봉 근처에 위치한 바위. 물이 얕게 들어오는 로우 타이드때 밑으로 내려가 수영을 할수 있다. 가끔 아주 강한 파도가 안의 바위까지 덮어버리기 때문에 너무 멀리나가서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한다.
아래에 내려가 수영을 하였다. 물은 차갑고 유리처럼 맑았다. 바닥의 바위는 조금 까칠해서 조심해서 발을 디뎌야 했다. 물위에 떠서 가만히 하늘을 보고 있으니, 손바닥만한 물고기들이 다가와서 내주변을 맴돌았다. 물고기가 나의 오래된 피부를 청소해주는 동안 즐기는 햇살이 참 좋았다.
수영을 하고 나와 조금 걸으니 나온 빌라봉 전경. 저기 보이는 다리같은 바위위로 가로질러 갈수 있다.
빌라봉을 뒤로한채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가는 동안 보이는 작은 오두막들, 가축으로 기르는 멧돼지와 닭들이 보였다. 이 섬의 식물생태계는 굉장히 특이했는데, 사막에서나 보이는 거대한 선인장들, 마른 풀들, 그리고 열대우림에서 볼수 있는 덩굴식물들이 조화를 이룬 섬이었다. 사람이 사는 곳처럼 보이는 곳들은 문명의 이기와는 극심하게 멀어진 듯한 극빈층에 가까웠다. 반대편 해안에 보이는 낙원같은 풍경과는 상반되는 섬 누사 아일랜드.
Click to watch - Kelingking Beach in Nusa Penida Island
잠시후 우리는 이섬의 가장 유명한 명소인 클링킹 비치라는 곳에 다다랐다. 가파른 언덕아래로 보이는 하얀 모래와 때묻지 않은 푸른 바다가 만나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 곳이었다. 위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거대한 만타레이가 헤엄치는 모습도 보인다. 아래에 보이는 사람이 아주 작은 점처럼 보인다.
그 유명한 Kelingking Beach. 40분 정도 걸으면 저 밑으로 내려가 볼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경치를 한참 구경하다가 다음 목적지인 크리스탈 비치로 향했다. 크리스탈 비치는 만타레이 스노클 하러 갔을때 렘봉안에서 배로온 곳이었다. 이럴줄 알고 가져온 스노클 +_+ 두 걸들이 비치솔 아래에서 낮잠자며 선탠하는동안 나는 두시간반동안 인어놀이 하며 해산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에는 스노클 할때보다 시간이 넉넉해서 고기들과 산호초 구경을 아주 세세하게 하고 신기한 것들을 (따라하지 마세요: 가시에 독이 있는 물고기나 끝이 뾰족한 산호초들에 다칠수도 있습니다) 만져보기도 하며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
크리스탈 비치 근처에 있는 작은섬. 헤엄쳐서 호기심에 가보려고 했지만 인근 주민들이 가지 못하게 강하게 경고를 주었다. 섬주변에 파도가 거세서 수영을 해서가면 위험하고, 기도를 하러가는 작은 섬이기 때문에 외부인은 들어갈수 없다고 했다.
The Mangrove Forest
물위에 떠 있는 숲, 망그로브 포레스트
1일 투어를 마치고 다시 렘봉안으로 돌아온 우리들. 돌아온 우리들을 보고 부디가 마지막으로 해가지기 전에 보여줄 곳이 있다고 한다. 베리는 체력소진으로 쉬고 테레사와 나는 부디를 따라 나서기로 했다.
망그로브 숲에 다녀와 노을을 감상한후, 우리 세명은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즐거은 하루를 마감했다.
숙소로 돌아와 렘봉안 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찬란하고 꽉찬 하루였다. 보석 같았던 바다와 낙원같은 풍경 파니다 아일랜드, 그리고 스노클링때 보았던 아름다운 물속풍경들, 물위에 떠있는 망그로브 숲과 친구들과의 멋진 식사. 나의 휴가는 이제야 시작된것 같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침대에 눕기전 숙소의 수영장에서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며 명상을 했다. 발리에서 물위에 떠 별을 바라보는 느낌이 참 고요하고 편안했다. 나는 이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근처에 보이는 숙소 스태프에게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했으나.....
물에 떠 있는 익사체.jpg
....... 렘봉안에서의 마지막날은 이렇게 흘러갔다.
[다음편 이야기 - #6 Ubud - 나쁜일은 좋은일을 부른다? ]
[ Adventure in Bal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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