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1개월 전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다. 내 생활은 모든 것이 그대로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나는 어디선가 이 얘기를 꼭 한번쯤은 하고 싶었다. 공황을 가진 사람에게도 그 분들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이다. 절대 공황이 걸려 보지 않은 사람은 공황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ㅎㅎ 그리고 웬만하면 그 경험은 하지 않는 게 좋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증상이 완화 되어 다섯 알이었던 약은 한 알로 줄었고, 초기엔 매순간 공황이 찾아 올까 불안했다면 지금은 이틀에 한 번 불안감이 들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공황을 확정 받은 뒤로 1년 간 그것을 인정하고, 극복하려 노력하고, 약을 먹고 상담을 다녔던 나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한 1년을 공유하고 싶다.
정확히 1년 1개월 전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다. 내 생활은 모든 것이 그대로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 녀석이 오기 전
나도 공황이란 녀석이 오기 전까지는 그 증상이 어떤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 녀석이 오기 전까지 내가 접할 수 있는 공황에 대한 이야기란 1)김구라님 2)이경규님 3)그 외 다수의 연예인이 방송에 나와서 얘기하는 정도였다. 많이 관심을 받는 사람이 걸리는 연예인 병. 그들이 얘기하는 '죽진 않는데 죽을 것 같은 공포' 가 뭔지 너무 궁금했다.(이젠 쓸데 없이 아무거나 궁금해 하지 않는다.ㅋ) ‘저건 뭐 마음의 병이겠지. 긍정적인 생각만이 저걸 낫게 하겠지. 너무 오바하는 게 아닐까? 저걸 왜 못 치료해? 성격 드러운 사람만 걸리나 보네. 저렇게 쎈 사람들, 연예인들만 걸리는 걸 보면' 등등 가볍게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분들께 죄송하고 가볍게 말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ㅎㅎ
얘기하는 '죽진 않는데 죽을 것 같은 공포' 가 뭔지 너무 궁금했다 ‘저건 뭐 마음의 병이겠지. 긍정적인 생각만이 저걸 낫게 하겠지. 너무 오바하는 게 아닐까? 저걸 왜 못 치료해? 성격 드러운 사람만 걸리나 보네. 저렇게 쎈 사람들, 연예인들만 걸리는 걸 보면' 등등 가볍게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분들께 죄송하고 가볍게 말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공황이라는 단어가 너무 무거워 이하 '그 녀석' 이라고 칭하고 싶다. ㅎㅎ 그 녀석은 지난 해 설연휴 다음날 나를 찾아왔다. 그 녀석이 오기 1년 전부터 나는 나답지 않은 나를 종종 발견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똑똑똑' 하고 그 녀석이 노크를 한 걸 내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석은 나한테 증상이 발현되기 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 나 간다. 나 간다고~ 그러니까 조심해. 준비해'
그 녀석 방문 1년 전, 첫 번 째 화가 자주 났다. 짜증 나는 상황, 억울한 상황, 당황스러운 순간 등 뭔가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면 심각하리만큼 가슴이 뛰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 화가 났다. 근데 그게 너무 잦았다. 화가 나는 감정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체온이 순식간에 오르거나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렵다거나 몹시 답답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한 번 열이 오른 뒤에는 자기 전까지 계속해서 그 상황을 반복하며 내 자신을 괴롭혔다.
두 번 째, 비행기나 버스 등 갇혀 있는 공간,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공간에 들어가면 불안과 공포가 증가 되었다. 혼자 미국으로 출장 가던 중, 문서를 보며 앉아 있는데 갑자기, 정말 갑자기 너무 갑갑하면서 비행기에서 뛰어 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병헌도 비행기 이륙 시 처음 공황이 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로 시외 버스를 타면 내리고 싶고 창문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두어 번 들었다. 그럴 때마다 급하게 배가 아파 화장실을 가고 싶었다.
세 번 째, 목 뒤가 늘 뻐근하고 찌릿찌릿했다. 영양이 부족할 때, 피곤할 때, 뭔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겼을 때 두통을 넘어 목 뒤가 팽팽해지면서 뻣뻣하게 굳어가는 게 느껴졌다. 스트레칭도 해보고 침도 맞아보고 한약도 먹어보고 했지만 잠깐 괜찮아질 뿐이지 별 소용이 없었다.
지금에서야 안 거지만 저 세 가지 증상은 내가 쉬어야 한다는 걸 다방면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근데 나는 전혀 몰랐다. 그 때는 그것을 다 이겨내야 내가 뭔가 이뤄내고 성공하는 줄 알았다.
'그 녀석 방문 1년 전, 첫 번 째 화가 자주 났다. 두 번 째, 비행기나 버스 등 갇혀 있는 공간,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공간에 들어가면 불안과 공포가 증가 되었다. 세 번 째, 목 뒤가 늘 뻐근하고 찌릿찌릿했다. '지금에서야 안 거지만 저 세 가지 증상은 내가 쉬어야 한다는 걸 다방면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근데 나는 전혀 몰랐다. 그 때는 그것을 다 이겨내야 내가 뭔가 이뤄내고 성공하는 줄 알았다.
그 녀석 방문 전 나는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놀러 다녔다. 나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도 몰랐고(사실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몸을 어떻게 달래줘야 하는지도 몰랐고 나에게 맞지 않는 Lifestyle을 억지로 내 자신에게 끼워 맞추려 한 것 같다.
그 때의 나는 스트레스는 사서 하는 스타일이었으며 나쁘게 *반추하며 내 자신을 괴롭혔다. 그리고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주말에는 집에 붙어 있지 않고 놀러 다녔고, 집에서도 전화영어를 하고 공부를 해댔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있는 게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 녀석은 내가 그렇게 내 자신을 돌보지 않는 걸 알고 나를 찾아왔다. 맨 처음 그를 봤을 때 나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 나는 열심히 산 거뿐인데 왜! 그런데 그 녀석과 오래 얘기하고 그를 이해하려다 보니 그 녀석은 나를 살리러 온 거 였다. 많은 공황장애 글을 보면 공황장애는 살리려는 질환이라는 얘기가 많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녀석은 나에게 생명의 은인과도 같다. 그 녀석의 방문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난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버려두며 계속 앞만 보며, 무리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다음은 그 녀석이 나를 어떻게 찾아왔는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많은 공황장애 글을 보면 공황장애는 살리려는 질환이라는 얘기가 많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녀석은 나에게 생명의 은인과도 같다. 그 녀석의 방문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난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버려두며 계속 앞만 보며, 무리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반추 하다 :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