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알고있는 지인이 제주도로 떠난다고 하여 약속을 잡았다.
망리단 길이라고 불리우는 망원동은 지난 여름에 오고 나서 오랫만이다. 굳이 망원동으로 올 필요는 없었는데 이왕이면 왠지 젊은이들이 잘 모인다는 나름 핫 한 곳에 가고싶었다.(아줌마가 되면 이런가보다...) 역시나 젊은 사람들이 많고 역시나 별로 특별한 것은 없는 동네.
망원동 스몰커피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남편, 아이와 함께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이젠 어딜가든 아이와 들어가도 괜찮은 장소인지 눈치를 보게된다.
여기저기 아기자기한 소품들, 느낌있는 음악
예전엔 이런 것들이 공기처럼 당연한 거 였다.
혼자 여유있게 커피를 마셔본지가 몇 년 전 일이다보니 평범하고 일상적이었던 장소가 약간은 낯설다.
그 때는 뭐든 배우러 다니느라 바빴고
여행은 언제든 마음먹으면 갈 수 있으니 미루던 게 후회가 된다.
요즘 내가 가장 여행가고 싶은 곳 포틀랜드에 관한 잡지가 있어서 정독.
남편은 평소와 같이 그림을 그리고 딸아이는 카페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 시간을 즐기려고 했으나 아이와 함께인 시간에 익숙해진 나는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있지 못하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 2층에 위치한 갤러리 ‘space1632’
항상 궁금하게 하는 전시와 공간이다.
오랜시간 모습을 바꾸지 않고 사랑받아온 가구와 소품, 문구를 소개하는 ‘Long time long see’ 전시 중이다.
한 때 빈티지에 빠진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무조건 모던하고 심플한게 좋다.
그래도 여전히 내 마음 한 구석에는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에 끌리는 무언가가 있다.
가구와 소품이 무척 탐났지만 지인에게 선물할 작은 달력과 딸아이의 여권케이스를 구입했고 사은품으로 똥책을 받았다.
똥책은 딸아이가 화장실에 갈 때마다 들고 들어간다.
지나가는 길 갤러리를 둘러보며 작품 만질까 아이 단속하고 그리고 지인과 만남.
20대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때 일터에서 만났던 친구가 새로운 출발을 한다.
친동생 보내는 것처럼 걱정 반 기대 반 떨리지만 잘 할 것을 믿는다.
나의 가장 빛나던 때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다.
오늘은 그 때를 떠올리며 밤잠을 뒤척일 것 같다.
지금 이 순간도 나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
소중히 기억할 시간 ‘지금’을 감사해야지 마음을 다잡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