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 날 있지 않으신가요?
애매~하게 1~ 2시간 정도 시간이 비는 날.ㅡ
누굴 만나자니 시간이 넉넉하지 않고,
그렇다고 멍하니 쉬자니 시간이 아까운 날.
얼마 전에 딱 이런 날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2시 운동레슨 마치고나니,
저녁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애매하게 남더군요.
그냥 집에서 멍하니 쉬다가 갈까,
아니면 이 시간을 무언가로 채워볼까.
아주 잠깐의 고민 끝에 후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꽤 오래 전부터 방문을 미루고 있던 '성남아트센터'로 향했습니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7개월 전에 이곳에 이사를 왔을 때,
성남아트센터가 10분거리에 있다는 사실이 무지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다보니,
이제서야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무턱대고 방문한 터라,
무엇을 봐야 하는지, 무엇을 볼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발길 닿는대로, 눈길이 머무는 곳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차를 해놓고 이리저리 걷다가
처음으로 발길이 멈춘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곳.
사실 처음 보고 느낀 것은,
큰 손이 가리키는 방향, 곧 세상의 거대한 흐름을 등지고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제목을 보니 전혀 다른 작품이더군요.
자세히 보시면 이 작품의 제목은 "그래도 태양은 뜬다." 입니다.
혹시나 해서 지도앱을 찾아보니,
역시나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이 동쪽이더군요.
즉, 이 작품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좌절하고 있는 이에게,
그래도 저 멀리서 태양은 뜨고 있다는
변함없는 희망을 알려주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작품 감상에 정답은 없으니,
제목을 알기 전에 느낀 바도 나름 깊은 의미로서 마음에 남았고,
제목을 알고 나서 느낀 바도 인상 깊게 기억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감상한 후에 이동 하려는데
눈길이 오래 머무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성남아트센터가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 중 하나다보니,
드라마 속 명대사가 남겨져 있더라구요.
군대에서 베토벤 바이러스를 너무나도 감명깊게 본 저로서는,
이 명대사가 아주 반가우면서도,
꽤나 묵직하게 마음에 와닿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건지,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발걸음을 옮겨 이리 저리 걸어다니는 동안에도,
이 명대사가 마음에 짙게 맺혔는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사실 지금 글을 쓰면서 다시 봐도 여전히 마음에 울림을 주는군요..^^
그렇게 생각에 잠겨 걷다보니,
미술 전시회가 진행중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새로운 소장품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깨달음이라는 의미로도 다가오는 전시였습니다.
나름 집중하다보니 일일이 다 사진으로 남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인상 깊었던 작품 2개는 카메라 안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특히 백숙이라는 작품이 참 흥미롭더라구요.
워낙에 한국화에 관심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독창적이면서도 오늘날 우리 세대의 모습이 해학적으로 잘 표현된듯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았던 작품입니다.^^ (그 당시 출출했던 것도 한 몫한듯하네요..ㅋ)
이렇게 성남아트센터에서의 갑작스러운 산책 중에,
어쩌다 마주친 작품들 덕분에,
기분 좋게 힐링할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주 애매~한 시간이 생기신다면,
가까운 미술관이나 아트센터를 걸어보시는 것은 어떠실런지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