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안개가 낀 토요일, 오늘은 집에 박혀 있기 딱 좋은 날인데, 나는 아침에 병원에 갔다 왔다.
꽤나 높은 언덕을 올라가야 병원에 도달할 수 있는데, 올라 갈 때에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많이 미끄러웠나 보다.
간단한 검사(?) 후 오늘 일정이 다 끝났다, 앞으로 긍정적으로 살자, 하며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오다가 하수구 마크가 있는 원에서 미끄러져 버렸다. ㅋㅋㅋㅋ 노래의 클라이맥스를 흥얼거리는 순간 휘청 거리더니 넘어졌고, 그 내리막길을 타고 쭉 미끄러졌다. 마치 미끄럼틀을 타는 것 마냥;;
바로 앞은 큰 도로가 있는데, 다행히 그 전에 절뚝거리며 일어났다. 사람이 많아 부끄러운것은 둘째치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통증이 더 신경쓰였다.
꽤나 많이 미끄러졌는지, 그래도 왼쪽으로 미끄러져서 왼쪽만 다 젖었고 왼쪽만 다 까졌다 ㅋㅋ;
넘어지는 순간 여러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일단은 오늘 같은날 머리부터 떨어졌으면 뇌진탕 위험도 컸었을 텐데 엉덩이가 무거워 엉덩이 부터 떨어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국에서 처방약을 기다리며, 최근 내가 유심있게 본 구달 선생님의 기사를 검색해보았다. 104세 구달 선생님은, 안락사를 위해 호주에서 스위스로 가서 결국엔 숨을 거두셨다. 생태학자인 그가 자신의 거동이 불편해졌고, 고령으로 인해 운전면허 갱신도 힘들어지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올해 초 그는 이미 자살을 시도했었고 실패로 돌아가 안락사를 신청하게 된 것이었다.
그가 안락사를 하는 과정도 사실 쉽지 않았다. 펀드모금부터 시작해서 여러 나라를 거쳐 스위스로 입국하였다.
세계 각 언론에서 구달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루었고, 안락사 문제가 세계적으로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나는 극심한 고통을 앓는 환자들에게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말기 암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고통스럽다.
진통제를 늘려가며 하루하루 생명 연장을 한다고 해도, 죽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다 토하고, 말할 힘도 없어 눈빛으로 이야기해가는 상황을 보면, 속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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