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행복할까?
잘 모르겠다
가족들을 포함해, 왜 다들 결혼하라 부추기는 걸까?
그들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결혼하면 진짜 행복하냐고?!!!
그냥 인사치레로 묻는 말이겠지?
그래..오랫만에 만나 딱히 할 말도 없지 않은가?
그래! 그냥 인사치레로 묻는 말이겠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무언가 내 가슴을 콕콕 후벼파는 느낌이, 썩 기분 좋지 않다
하지만 싫은 내색을 보이면 안된다
그들은 정말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 수 있잖아!
만약 내가 싫은 내색을 하잖아!
그럼 내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찌질해 보일꺼 아니겠어!
죽으면 죽었지, 그런 형편 없는 모습, 상대방에게 내보이기 싫다
절대 내보이기 싫다
그건 가족이라도 마찬가지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다
아..가슴이 저린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우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지금이 좋다
현재의 삶이 너무 좋다
일하고 퇴근해서 피곤하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실컷 잠 잘 수 있다
내가 먹고 싶으면 그 어떤 무엇이든 바로 사 먹을 수 있고, 몸이 찌뿌둥 하면 언제든 그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운동을 하며 사우나도 즐길 수 있다
친구를 만나 밤새 쐬주를 마셔도 그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난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전히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은 진정 축복 받은 일 아닐까?
진심 고마운 일 아닐까?
이 모든 생활이, 결혼해도 과연 유지 가능할까?
아니..절대 불가능이다
내 와이프는 오히려 결혼 전보다 더 외로워지겠지!
난 내 와이프가 나를 만나 행복했으면 한다
어딜 가도 우리 남편 잘 만났다고, 나를 만난게 큰 복이라 여겨졌으면 좋겠다
난 내 와이프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녀가 외로우면 다가가 말동무가 되어 주고, 그녀가 바쁠 때면 조용히 뒤에서 굳은 일 하며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그녀가 기쁜 일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 기뻐하고 같이 축하해 주고 싶다
슬픈 일이 있으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조용히 안아 주고, 괴로운 일이 있으면 그 원인을 찾아 뒤에서 조용히 해결해 주는 멋진 해결사가 되고 싶다
난 정말로 내 와이프가 나를 만난 것이 큰 행운으로 느껴졌으면 좋겠고, 내 와이프를 절대로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 목숨을 버려서라도 내 와이프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난 0.1%도 고민하지 않고 내 목숨을 버리고 내 마누라를 구하는 선택을 취할 것이다
난 용기가 없다
그리고 자신이 없다
내 온전한 시간을 현재 와이프에게 쏟아 부을 여력이 없으며, 내 귀중한 시간을 현재 와이프와 가족들에게 올인할 수가 없다
아니..불가능하다
현재 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와이프는 나로 인해 더 외로워질 것이 분명하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난 선택을 내려야 한다
그래..결혼은 포기하자!
대신 자유를 선택한다
난 지금껏 내 속마음을 내 친한 친구 한 명을 제외한 그 어느 누구에게도 여태껏 진실하게 내비쳐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내 속마음을 블록체인 일기장에 몰래 올려 놓고, 훗날 죽기 직전 읽어보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아마도 킥킥거리며 웃게 될까, 아님 눈물 흘리게 될까?
이 일기장에 적힌 내용을 누가 보더라도, 굳이 아는체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고?
부끄럽잖아!
2018년 06월 11일 월요일
광안리 어느 해변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