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스팀의 시세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시곤 합니다.
어느덧 시총도 70위권으로 밀려났습니다. 물론 이 정도 순위대는 촘촘한 편이라 변동이 잦은 편이긴 합니다만 꾸준히 시총순위가 하락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내려온 것을 언젠가 크게 상승할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스팀 시세의 부진의 원인을 찾고 싶다면 몇가지 이유를 설명해보려 합니다.
코인 가격은 별 이유 없이 상승과 하락을 하며 이 글은 투자 조언 글이 아닙니다.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가장 보여준게 많은 게 스팀 아니냐?
그래도 송금/도박댑 빼고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게 스팀 아니냐?
댑 랭킹 보면 상위권 대부분 스팀댑 아니냐?
다른 코인들은 한 게 뭐가 있냐?
가장 실질적으로 많이 쓰이고 많은 것을 보여준 것이 스팀 아니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문제인 겁니다.
스팀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줬습니다. 장점도 많고 이룬 것도 많지만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한계를 노출했습니다.
EOS를 생각 해보시면 아실 겁니다. 비록 Voice는 당장은 스팀잇의 경쟁자가 아닌 것 같지만 EOS가 마음 먹고 만들면 스팀잇보다 훨씬 좋은 거 못 만든다 생각하시는 분 아무도 없을 겁니다.
오히려 아직 스팀잇2.0은 커녕 Voice도 나오지 않았지만 뭔가 내놓으려는 척만해도 EOS에 대한 기대감은 고조되곤 합니다.
코인 시세에서 첫째가 수급이라면 둘째는 기대값이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딱히 한게 없어도 뭔가 할 저력이 있는 곳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시장은 높게 평가해주는데 실제 역량은 그에 못 미칠 경우 차라리 가만히 있는게 더 나은 것입니다.
과거엔 스팀이 유저라도 어느정도 있어서 새로 스팀잇 같은 걸 만들어도 경쟁이 아주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스팀잇 유저수는 좀 더 나은 블록체인 소셜미디어가 나오면 단번에 역전이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스팀잇 유저들부터가 해당 서비스의 계정을 다 만들 것이기 때문이지요. 유저베이스 자체가 이제 큰 가치가 없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스팀은 코인이 아닌 주식처럼 평가 받는 느낌
그만큼 스팀잇은 이미 보여준 게 많아서 마치 주식으로 가격을 평가 받는 느낌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가격이 이해되실 겁니다. 유저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소셜미디어 회사의 주식에 바닥이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본인이라면 선뜻 투자하겠습니까? IT세상에서 저물어가던 서비스가 회생하는 경우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 나가던 곳도 갑자기 전혀 새로운 강자가 꾸준히 나오는게 이 세상입니다.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여전히 채용할 여력이 안되는 스팀잇
기술기업 중 꾸준한 채용을 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꼭 뽑을 생각이 없더라도 보통은 상시채용으로 길을 열어둡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작년 인력조정 이후 아직도 신규 채용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식 회사라고 생각한다면 외부의 평가가 인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쉽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유저가 홀더가 되는 구조 + 외부 가치 유입 0
기술적(투기적?) 관점에서 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쉽게 홀더가 될 수 있습니다. 구매하지 않아도 글을 써서 스팀/스달을 얻을 수가 있죠. 다른 코인은 거의 대부분 돈을 주고 사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반면 스팀은 그냥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시급이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어디엔가에는 쓸 글을 스팀잇에 쓴다 생각하면 스팀은 무한히 에어드랍을 하는 프로젝트같은 셈인 겁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가치가 없습니다.
페북이 광고수익 유저와 나누지 않는다고 비판하지만 그건 스팀잇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스팀 가격이 오르려면 내가 파는 스팀을 남이 더 비싼 값에 사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모델이 영원히 가능하지 않다는 것 누구나 압니다.
이 모델이 가능하려면 스팀 구매를 투자가 아닌 작가 후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마치 웹툰 미리보기 쿠키주고 보듯이.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이런 폰지 스킴은 그 규모가 작을때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굳이 예를 들 필요도 없이 대주주들이 계속 가격 관리하면 얼마든지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팀은 그러기엔 또 이미 규모가 너무 크고 지분도 많이 분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비록 스파가 높은 사람이 보상을 많이 받게 되는 구조다보니 직접 돈을 주고 사게도 되지만 이미 영속성에 대한 환상이 깨진 상황에서 스파업을 하는 사람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유저가 곧 홀더이다보니 지분이 많이 분산되어 있는 편이고 결국 이 점도 투기적 관점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저가 곧 홀더, 바꿔 말하면 홀더가 곧 유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성심이 높은 편입니다.
즉 세력 입장에서는 이 수많은 사람들 좋자고 스팀 시세 끌어올리는데에 부담이 됩니다. 그렇게 올려놔봐야 이미 사람들은 이 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매물이 꾸준히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전혀 쓰이지도 않는 잡코인들, 사람들 다 포기하고 떠난 코인들이 작업하기에 더 좋고 이런 코인들은 일단 세력이 지분 확보하고나면 뜬금없이 두세배 띄우는 건 일도 아닙니다.
그러기엔 스팀은 유저들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딱히 많이 사지도 않지만 딱히 많이 팔지도 않습니다. 참 역설적이지요.
스팀잇이 정상화되고 나면 가장 중요한게 광고수익 배분입니다. 여기에 전 스팀의 마지막 희망이 있다고 보고 실제 도입될 경우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생각합니다. 스팀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경영진이라 생각하는데 얼마나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SCT, AAA등 다른 스팀엔진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세가 높은 것이 있다면 규모가 작기에 관리가 가능한 것 뿐이라는 것 모두가 아실 겁니다. 장기적 발전을 위해선 외부에서 가치 유입이 일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