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서울에선 여전히 미세먼지 소식이 들려오는데 독일의 하늘은 시리도록 파랗고 폐부로 스미는 공기는 상큼하기 그지없다. 부러울 따름이다. 전시장으로 향하는 이른 아침, 행인들은 스카프에 코트까지 걸쳤다.
일교차가 심해 겉옷은 필수인 듯 싶다. 전시장 내에 겉옷 보관장소를 설치, 운영하는 이유를 알겠다. 독일 섬유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독일 섬유산업계에는 약 1,400개의 관련 업체가 있다. 그 중 섬유 의류산업에 13만 2천 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섬유산업 성장은 긍정적이다. 그 중 타 산업분야에 필요로 하는 산업용 기술섬유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 섬유류 매출규모의 60%를 점하고 있다. 자동차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이 광범위하게 발달된 탓이다. 기술섬유전시회인 Techtextil이 튼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처럼 저변에 독일 섬유산업계가 버텨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섬유업체들도 섬유산업 강국인 독일의 Techtextil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도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한국관(4.1홀 G07 및 H07 구역)을 구성해 17개 섬유 관련 업체가 참가했다.
우리 일행(GT Korea 2020 실무팀)은 전시 참관과 병행해 한국에서 열리는 GT Korea 2020에 대한 현지에서의 판촉, 홍보활동을 위해 전시회장을 돌며 독일(Durkopp adler, PFAFF, Strobel, Kuris, ZSK, Bullmer, Schmetz, Amann…), 이태리(MACPI, FK Group, Martin, Rimoldi…) 일본(JUKI, Brother, Barudan, Tajima, Yamato, Hashima) 등 세계 유수 봉제기기 메이커 관계자들을 만났다.
또한 대만봉제기계협회, 독일 메쎄프랑크푸르트, 독일기계진흥협회(VDMA), 이태리섬유기계협회 측 관계자을 접촉, 상호 협력키로 약속했다. 이 외에도 일본 JIAM Show, 중국 CISMA Show, 미국 SPESA 등 전시주최 측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가져 GT Korea 2020 관련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스마트 마이크로 팩토리는 의류 제조의 미래를 향하는 길이다. 이번 Texprocess의 주요 주제가 되기도 했다. ‘스마트 텍스타일 마이크로 팩토리’라는 컨셉 아래 독일의 유명 대학인 아헨공대(RWTH Aachen Univ.) 연구소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독일 자수기 ZSK, 미국 재단장비 GERBER, 중국 재봉기 VETRON이 숟가락을 얹어 마이크로 팩토리를 시연했다. 시연코너에서 KITECH 휴먼융합기술그룹, 여준석 박사를 만났다. 그의 설명이다. “시연은 베개커버를 만드는 과정이다. 먼저 자수기를 이용해 세퀸을 박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수판을 재단장비로 보내 컷팅한 다음 소잉기로 보내 봉제하여 뒤집으면 결과물이 나온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루어진다. 베개커버에 박힌 칩은 불루투스 모듈이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이 베개를 터치를 하면 불이 켜진다. 터치했을 때 상대방도 그 신호를 받아서 불이 들어오면 같이 터치를 한다. 서로 커넥티드 되어 있다. 그런 감성적인 봉제품 제작을 마이크로 팩토리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어 “추가적으로 GeniusTex란 프로그램을 하려고 한다. GeniusTex는 많은 기관들이 참여해 전자섬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플랫폼 구축을 홍보할 목적으로 이처럼 시연하고 있다. KITECH 역시, 참가기관으로 GeniusTex에 들어가 있다. GeniusTex를 설명 드리자면 어떤 사용자가 들어와서 ‘이 물건을 만들고 싶다’고 의뢰하면 플랫폼 자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매칭을 시켜준다. 그 매칭을 토대로 이런 회사와 저런 제품 만들 수 있는가를 상담해 사용자를 연결해주고 같이 시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유럽형 플랫폼이다.
이것은 현재 독일정부의 과제이기도 하다. 여기에 KITECH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도 이와 같은 걸 구축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렇듯 마이크로 팩토리를 비롯 섬유 밸류 체인과 시너지 효과를 시연한 특별 전시 및 다양한 이벤트 역시 참관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at Techtextil and Texprocess)의 명제는 Texprocess와 Techtextil에서도 통했다. 전시 업체들이 지속 가능성 이슈를 채택하고 접근법을 찾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음을 살필 수 있었다. 한편 ‘Texprocess Innovation Award 2019’의 ‘뉴 프로세스’ 부문에 렉트라(Lectra)의 혁신 솔루션인 ‘Fashion On Demand by Lectra’를 비롯 Assyst, Durkopp adler, Vetron Typical의 신기술이 선정되어 혁신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다음 Texprocess와 Techtextil은 2021년 5월 4일부터 7일까지 개최된다. 폐막과 동시에 다음 개막을 준비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 GT Korea 2020을 준비하는 실무팀의 일원으로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