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년차 레고인이자 초보 유튜버 브라이언입니다.
어제 뜬 뉴스인데 저는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에서야 확인을 했습니다. 며칠 전 레고코리아 직원의 SNS에서 무언가 예고가 되기는 했지만 기사를 읽고 나서야 아 그게 이거구나 하고 알아 챘네요.
레고사 뿐 아니라 레고팬들한테도 중국산 모조품은 골치가 아픈 문제입니다. 특히나 저처럼 레고 순혈주의자(레고 외 브릭 제품은 쳐다도 보지 않는 외곬수)에게 중국산 모조품은 아주 끔찍한 물품으로 인식됩니다.
브릭을 만드는 특허권이 소멸돼서 누구나 레고사의 브릭을 따라 만드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모조품 제작업체들이 단순히 브릭만 베끼는 게 아니라 브릭을 활용한 레고사의 제품 디자인과 설명서, 박스까지 100% 복제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정식 출시가 되지 않고 개발 중인 단계의 레고 제품이 모조품 제조업체의 홈페이지에 떡하니 등록이 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마치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신제품 정보나 이미지가 앞다퉈 유출되는 것처럼 레고 세상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레고를 가장 잘 베끼는 중국 모조품 회사 레핀(LEPIN)의 홈페이지 화면. 메인 이미지는 레고사의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인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UCS이다. 상단에 써있는 문구가 실소를 자아낸다. "우리는 레핀의 공식 숍이며 레고와 관련된 어떤 제품도 판매하지 않고 오직 레핀 제품만 판매한다"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다는 띵언을 떠오르게 하는 자유당스러운 문구가 아닐 수 없다]
레고사는 이런 문제 특히 제품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팎으로 노력을 한다지만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레고사가 제품을 출시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 모조품이 시장에 등장한다거나, 내부 유출자가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정보까지 취득해서 제품을 베껴내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중국에 공장이 생기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도 합니다만 그렇게 단정할 수만은 없는 문제입니다.
[초점을 살짝 흐리게 해서 보면 레고 공식몰을 보는 건지 짝퉁몰을 보는 건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이다. 중국의 레고 모조품 제조회사는 레고사의 제품만 베끼는 게 아니라 개인 창작가의 창작품도 무단으로 가져다 상품화해서 판매할 정도로 악질적이고 근본이 없다. 위 이미지에 보이는 스타워즈 제품 중 왼쪽 맨 위 베나터(Republic Destroyer Cruiser : 이마저도 철자가 틀려 있음)는 창작가의 창작품의 상품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레고 모조품을 판매하던 업자가 실형을 받은 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단순히 벌금형만 받았다면 짝퉁 레고 유통의 맥을 끊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벌금 내고도 넘칠 만큼 돈을 벌고 있는데 그깟 벌금이 대수겠습니까.
하지만 이번 판결에는 벌금과 더불어 실형이 선고 됐습니다. 비록 집행 유예지만 징역 10개월이라는 실형 판결이 내려졌다는 사실은 업자들을 움찔하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고작 짝퉁 장난감 팔다가 인생에 빨간 줄 가는 걸 바라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적어도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모조품을 드러내고 판매하는 업자는 사라질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레고사는 본진은 가만히 두고(?) 멀티만 공격을 하고 있을까. 레고 모조품의 대표 브랜드(?)인 레핀이나 레레, SY는 전부 중국에 본사와 공장이 있는 업체입니다.
중국 업체가 있는 본진을 초토화시키면 간단한 문제일텐데 왜 그건 못하고 멀티 뛰고 있는 유통업자한테 맹공을 퍼붓는 걸까요.
아시다시피 중국은 좀 특수한 나라입니다. 외국인이나 외국기업과 마찰이 생겼을 때 대체로 자국민이나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법 해석을 합니다.
특히나 저작권이나 특허 관련해서는 상식 이하의 이해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레고사 역시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섣불리 중국 법원의 판단에 맡겼다가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레고사는 중국 시장에서 자리잡기가 더 어려워질테죠. 평소 중국이 하는 행동을 보면 비상식적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런 판결이 나온다면 레고사는 중국 시장을 고스란히 짝퉁
업체들한테 내주고 구경만 하는 들러리가 될 공산이 큽니다.
2017년 실적이 1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레고사에게 중국 시장은 아주 중요한 전장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 레고의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품질 좋은 장난감으로 시장에 안착해야 하는데 승산이 없는 싸움부터 시작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굳이 승산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며 기싸움을 할 필요는 없겠죠.
이런 저런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서 레고사는 짝퉁 레고 제조사와의 불편한 동거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중국의 브릭 장난감 시장 규모부터 키우는 게 다 급한 일일 수도 있고요.
현재 레고사는 중국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공장을 세운 뒤에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삼아 레고 공식샵을 공격적으로 오픈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중국 내 레고 커뮤니티와의 접촉과 지원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중국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빅픽쳐를 차근차근 그려 나가고 있는 것이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 와서 이렇게 레고 모조품 업자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면 레고하기 좋은 시절이 도래할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