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리즈를 모두 본 분들이라면 최근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불편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영웅의 이야기가 퇴색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1-6편의 스타워즈는 선택받은 자들의 이야기였다.
7편과 8편은 그 반대다.
영웅들은 초라해지거나, 죽거나, 찌질해져 버렸다.
한솔로는 아들의 손에 허무하게 죽었다.
레아는 궁지에 몰려 지원군 요청을 했지만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
한솔로와 레아의 아들, 카일로 렌은 할아버지 다스 베이더를 닮고 싶지만, 다스 베이더에 비해 너무나 찌질하다.
루크는 젊은 시절의 패기를 잃고 외딴 행성에서 은둔한다.
게다가 새로운 제다이의 스승이 되기를 거부하는데, 그 이유는 초라하게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심지어 적의 대장인 스노크조차도 예전의 다스 시디어스의 섬뜩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부하의 손에 허무하게 처단당한다.
새로운 주인공들은 어떠한가?
핀은 적 함정의 청소담당병사였다가 배신한 탈영병이다. 적군 안에서도 그냥 찌질한 존재였다.
포는 맹활약하기는 하지만 한솔로를 대신하기엔 존재감이 너무 약하다.
가장 주목 받던 레이는...
뭔가 대단한 영웅의 딸이나 손녀일거라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알고보니 그냥 술주정뱅이의 딸이었다. 심지어 그 술주정뱅이는 자신의 딸, 레이를 돈 받고 팔았다.
새로운 주인공들의 배경은 평범하다 못해, 하찮아 보일 정도이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는 왕이나, 의장이나, 영웅의 핏줄이거나, 선택받은 자거나 하여튼, 우리가 그들이 영웅(좋은 편이건, 나쁜 편이건)이기를 기대할만한 인물들이 주인공, 혹은 악역이었다.
제다이도 아주 어릴 때부터 선택받아 혹독하게 훈련받으며 키워졌다.
그러나 최근의 스타워즈는 그런 기대를 하나하나 무너뜨린다.
평범한, 하찮아보였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영화를 보는 우리 스스로는 99% 평범한 흙수저, 혹은 잘해야 동수저인데, 우리와 비슷한 이들이 영웅 대신 활약하는게 어색하고 불편하다.
핀이 흑인이라서 그의 활약이 더 불편하다?
같은 흑인인 어벤져스의 블랙팬서는 어떠한가?
아버지가 부유한 국가의 왕이었고, 이제 스스로 그 왕국의 왕이 되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같은 흑인이라도 블랙팬서가 영웅인 것을 핀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물론 핀보다 더 잘 생기기도 했다.^^)
평범한 이들이 활약하는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 불편함을 느끼는 우리의 모습에서, 권위에 맹목적으로 따르고자 하는 욕구, 더 나아가 피지배 욕구의 한 단면을 본다면 범블비의 단순한 착각일까?
아니면, 영화 속 주인공을 바라보는 것과 현실은 다를까?
안타깝게도 권위와 권력에 스스로 맹목적으로 복종하고자 하는 이들은 주변에 너무나 흔하다.
그리고 권력자들은 사람들의 그 피지배 욕구를 이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