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
경영 관련 책들을 꾸준히 찾아 읽어보았다면, 이 이름을 들어봤을 거다.
이런 책들을 썼는데, 한글 번역도 잘 되었던걸로 기억이 난다.
어떤 책은 읽으면서 새로운 내용이 적어 실망도 많이 했지만, 초기에 나온 몇몇 책들은 이젠 경영 관련 고전이 된 책도 있다.
짐 콜린스에게는 여러가지 수식어가 함께 붙는다.
경영 관련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경영 컨설턴트 그리고 세계적인 강연자
짐 콜린스의 강연에서 들은 흥미로웠던 얘기를 떠올리며 글을 써본다. 사실 그가 늘 하는 레파토리여서 이미 많이 소개가 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짐 콜린스가 스탠포드에서 포닥을 할 때, 존경하던 교수에게 호된 질책을 받은 일이 있다.
"넌, 아무런 원칙 없이 노력하고 있어. 그래서 바쁘게 에너지를 낭비할 뿐, 의미없는 하루 하루가 반복되고 있어 보여. 너는 성장을 멈추었어. 발전이 없지. 단지 바쁠뿐이야."
이 말에 짐 콜린스는 무언가 띵 하고 얻어 맞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1983년 당시 학교에서 막 학위를 받은 후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던 그는 그냥 막연한, 자신도 구체적으로 말 할 수 없는 뜬 구름 같은 높은 목표만을 향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할 일은 늘 넘쳐났고, 만나는 사람도 늘 많았다.
때때로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잔뜩 적어 놓은 의미없는 할 일 목록과 바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에 마구 잡는 약속들.
나 역시 대학 졸업 후 첫 직장 생활을 할 땐, 저녁 약속만 같은 날 3번을 잡기도 했었다. 약속들이 많은게... 그리고 성공한 누군가를 만나는게... 내가 이미 성공했단 착각을 했었던거 같다.
어쨌든, 짐 콜린스는 교수의 충고에 고민을 하게 되었고, 교수는 다시 짐에게 1조원을 상속 받았는데 10년만 살 수 있다면 이제 무슨 일을 하겠나? 그리고 당장 무슨 일을 그만 두겠는가? 하는 질문을 다시 던졌다.
그 교수님은 늘 학생들에게 커리어 패스를 잘 세울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지도해주시는걸로 사실 유명하다.
금액은 내가 현재 가치에 맞게 조금 수정하였다. 그 당시엔 저렇게 조언을 해주며 지도를 해주셨던거 같은데,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방법으로 지도를 해주셨다.
내가 배운 방법은,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라는 거였다. 아주 아주 구체적이어서 눈을 감고 상상 할 수 있는 졸업 후 10년 뒤 모습에 대해 서술하라고 했다. 차는 무엇을 타고 다니고 집은 어디에 있고 어떤 스타일의 거실과 서재가 있는지, 결혼은 했는지 배우자는 어떤지, 자녀는, 일은? 직책은? 재산은? 등등... 10년 뒤 꿈을 먼저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하는게 첫 단추였다.
가령, 그 꿈이 어떤 ABC라는 기업의 사장이 되는거라면,
8년 뒤엔 적어도 그 회사의 임원이 되어 있어야 한다.
6년 뒤엔 적어도 그 회사의 부장이 되어 있어야 하고...
4년 뒤엔 적어도 그 회사의 과장이 되어 있어야 하고...
2년 뒤엔 적어도 그 회사의 대리가 되어 있어야 하고...
1년 뒤엔 적어도 그 회사에 입사를 해야 하고
6개월 뒤엔 그 회사의 썸머 인턴을 해야 하고...
3개월 뒤엔 이미 그 회사의 들어가 있는 선배들과 네트워킹을 해야 하고
한달 안으로, 2주 안으로, 다음주까지, 내일까진 무엇을 해야 한다는 걸 적어나가면서 하나의 길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라는거였다.
쉬운 예를 위해 아주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았지만... 꿈이 큰 만큼 당장 오늘 열심히 해야 할 일들을 세세하게 잡아 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지금도 생각이 든다.
교수님이 얘기하고자 했던 걸 풀어서 정리해 보자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10년 뒤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쉽게 얘기하지만, 당장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잘 모른다는거였다. 막연한 무언가에 대해서 무책임하게 얘기하지만 그 과정이 되는 오늘 당장 아무 것도 안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였다.
사실 10년 뒤 무엇이 되어 있거나 무엇을 하고자 한다면, 우린 오늘 무언가를 끝내야 한다. 그 작은 하루 하루의 성취가 모이고 쌓여야 10년 뒤 거창한 꿈에 어느 정도라도 다가갈 수 있는거였다.
난 이 때, 느낀게, 적어도 내가 올해엔 무엇을 하면 되는구나라고 내 삶의 목표가 심플해짐을 느꼈었다.
그 전까진 그냥 막연히 뿌옇고, 흐릿하고, 길이 보이지 않았다면, 이젠 졸업 전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졸업 후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몇개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지 등등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
문득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노래가 떠오른다.
다시 처음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1조원을 상속 받았다. 그런데 10년만 살 수 있다면... 이라는 교수님의 충고에 짐 콜린스는 3가지 토픽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잘못된 목표에 더 이상 에너지를 쏟지 않겠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에 에너지를 쏟지 않겠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가 그랬다고 한다. 다른 회사는 무언가 새로운 기능을 더하려는데에 집중하는데, 잡스는 늘 무언가를 빼라고 했다고... 짐 콜린스의 투두 리스트는 특이하게 해야 할 일들을 넣는게 아니라 그만 두어야 할 일들을 넣어둔다고 한다.
기업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때의 시간들이 그를 현재의 베스트 셀러 작가, 경영 컨설턴트, 세계적인 강연가로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실 그의 책들이나 강연의 주요 내용들을 따라가다보면, 초기엔 기업의 생존 전략에서 나중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되는 비밀이 무얼까?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의 여정이다.
그리고 그가 찾은 해답은 수익, 열정, 완벽함이라는 3가지 기준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업의 활동과 투자를 계속해서 지워나가야 한다고 얘기한다.
마치 그가 매년, 매달, 매주 그리고 매일 그만 두어야 할 일들을 적어 넣었던 것처럼 말이다.
바쁜 요즘, 무엇을 지워야 하는지를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