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시골집에 살 때의 일이다.
나갈 일이 있는데 차가 없었다. 그 날 따라 콜택시도 전화를 받지 않아 히치하이킹을 해야겠다 싶어 길에서 연신 손을 흔들어댔다. 외제차 몇 대가 지나가고(기대도 안함) 이윽고 나를 태워준 1톤 용달차의 젊은이.
실례지만 몇살이세요? 묻더니 자기는 스물 다섯인데 결혼하고 애까지 있댄다.
조금은 반항적인 느낌에, 무슨 자신감인지 목소리가 우렁차고 말에 막힘이 없이 당당했다.
항공정비과에 합격해 좋은 조건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때려치고 바로 군입대를 했단다. 그때는 뭘 해도 될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나. 그러고는 전역하자마자 결혼을 했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무얼 하여 먹고 살 지 온통 그 궁리뿐이었다고.
장사도 하고 레포츠 강사도 하고 유흥업소에서 일도 하다가 지금은 아버지 일을 도와 건재업을 하는데, 다음엔 포크레인 기사를 하고 싶단다.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얻은 결론은, 무슨 일을 하든 마무리를 잘 지으면 다음에 또 무슨일을 할 때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게 된다고. 무얼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하다고. 돈을 얻기보다 사람을 얻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