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바람 단단히 났구나!/cjsdns
내가 요즘 바람났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늦바람이 무섭다는데
막상 바람이 나고 나니
무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태어난 인생
원 없이 하고 싶은 거 하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젊어서 그렇게 하고 싶었어도 못하고
문턱에서 돌아서고 돌아 섰는데
이제 원 없이 하고 있어 좋다
재미있고 스릴 있고 매혹적인 것을
그건 나쁜 거야 고정관념에 묻혀서
엄두도 못 내던 일을 하고 있으니
그냥 좋다
늦바람은 약도 없어 무섭다는데
오늘도 늦바람에 진수를 즐기고 있다
똥배짱이 생긴 건지 겁이 없는 건지
쩐치기 하려 파워 다운하는 내 모습에
놀래며 한마디 한다.
너 바람 단단히 났구나!
가장이 뭔지 가족이 뭔지 장남이 뭔지
젊어서 증권 투자를 하고 싶어 집을 팔아
몽땅 들고 증권사도 가보았지만 못했다.
시골로 내려와서도 양평 동양증권에 가서
일천만 원으로 계좌 개설하고도 단 한주도
못 사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알돈으로
찾아온 전력이 있는 나는 늘 가슴 한편에
뭔가 남아 있었다.
이제 그 응어리를 풀어내고 있는 나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삼복 더위에 서늘함을 느낀다.
청평에서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