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피곤한데 잠은 안와서 근래 담아두고 있던 생각을 간략하게 풀어봅니다.
그리고 본론에 앞서 먼저 제가 전기차 소유주라는 것을 밝힙니다. 근 4개월 정도 전기차를 몰았고 주행거리도 꽤 많습니다.
종종 커뮤니티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토론이 벌어진곤 합니다. 어느 것이 미래를 주도할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얘기가 많습니다. 저도 두 가지 모두 공부를 해본 입장에서 각각의 장단을 알고 있기에 어느 한쪽만이 좋다고는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결론을 먼저 말해보자면 전기차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이유는 단순성입니다. 가끔 수소차가 수소를 태워서 가는 차라고 오해하는 분도 있는데요, 수소차는 엄밀히 말하면 수소발전 + 전기차입니다. 연료탱크에 수소를 넣어다니며 그 때 그 때 연료전지로 발전을 하고(고등학교 때 배운 수소와 백금이 쿵짝쿵짝하는 그겁니다), 거기서 나온 전기를 이용해 주행을 하는 구조이죠. 수소발전기라는 추가 요소가 들어간만큼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관리의 복잡함이 늘기 마련입니다.
두번째는 인프라의 확장성입니다. 전기차가 지금 인프라가 없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전기차 인프라는 이미 차고 넘칩니다. 늘어나는 충전소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콘센트가 모두 전기차 충전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충전의 빠르고 느림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전기가 들어오는 곳 어디든지 확장이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주차장의 많은 부분이 저속(완속보다 느린) 충전이 가능한 공간으로 바뀔 것이고, 주차와 충전이라는 두 가지 개념은 점차 하나로 통합될 것입니다.
반면에 수소 충전소는 하나하나 늘리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압축된 수소가 지금 쓰이는 LPG보다도 고압이기 때문에 현재 LPG 충전소 시설을 그대로 쓸 수도 없고, 주유소도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설비뿐 아니라 충전소를 위한 토지 확보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세번째는 충전의 불편함입니다. 전기차의 미래는 주차=충전이 될 것이지만, 수소차는 여전히 충전소를 방문해야 할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수소를 다량 충전하면 탱크 내부의 압력을 다시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예를 들자면 앞에 10대가 연속으로 충전을 하면 1시간는 압력을 높이느라 충전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압력이 낮은 충전소에서는 100% 충전이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은 패러다임의 문제입니다. 전기차는 분권화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는 충전할 수 있고 어느 누가 생산한 전기로도 충전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수소는 설비를 일정 수준 이상 갖춘 사람만이 생산할 수 있고, 중앙화된 공간인 충전소에서만 충전할 수 있습니다. 정유회사와 주유소 주인 입장에서는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더 반가운 대안일 것입니다.
물론 장거리 운행에서 수소차의 역할은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중적인 차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수소차보다는 소규모 수소 발전소와 전기차의 조합이 미래에 더 선호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요즘 전기차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전기차 택시나 전기버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프라 확장이 계속 따라와야 하는데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인식 문제가 제일 큰 걸림돌인것 같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보조금을 받는 충전기를 설치는 못했지만 금주쯤 월정액제로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