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군주론"
지금 왜 '군주론'인가..하면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예전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계속 미뤄두다
얼마전 우연히 전자도서관에서 보고 읽게 되었어요.
군주론은 이탈리아인 '마키아벨리'가 16세기 초에
메디치가의 로렌초에게 바친 일종의 헌정글입니다.
당시 사분오열되어 있던 이탈리아를 강력하게 통치할 만한 지도자를 원했던
마키아벨리의 마음과 정치철학이 절절이 배어있는 글이죠.
그런데 군주론을 읽으면서 저를 제일 힘들게 했던 건
끊임없이 예시로 등장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이탈리아를 비롯해서 주변국가까지 실제인물을 예로 들면서 책 내용이 이어지다 보니
도무지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책에 나오는 전쟁이 어떤 전쟁이었는지
당시 이탈리아와 주변국의 상황이나 인물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제반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세세한 이탈리아의 당시 상황을 모르고 본다는 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대충 전체적인 맥락만 보고 '아..이 사람은 어떠어떠한 사람이었나보다'
상상을 하면서 읽다 보니 자꾸만 맥이 끊겼던 게 아쉬웠어요.
특히 제가 처음 읽은 '군주론'은
거의 한 페이지에 주석이 몇 페이지씩 달려있다 보니
주석과 책 내용이 머리 속에서 뒤섞여 좀 혼란스러웠어요.
그렇다고 주석을 안 보자니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죠.ㅋ
(아래 책이 처음 읽었던 책입니다)
그래서 절반쯤 읽다가 다른 '군주론'을 봤는데
차라리 인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대충 짐작하면서 흐름을 읽기에는
이 책이 제게는 더 나은 거 같았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다른 데로 새버렸네요.
제 무지함에 대해 탓할 생각은 않고 책이 어쩌구저쩌구 불평만 잔뜩 해버린 듯...
각설하고 '군주론'에 대해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군주론'은 제가 보기에 너무나 솔직한 책이었어요.
너무 직설적이었기 때문에 위대한 책이 된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키아벨리는 정치에 대해 통찰력이 뛰어났던 인물이었나 봅니다.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권모술수, 협잡, 배신, 선동, 위선 등에 능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주된 내용이더라구요.
정말 구구절절 맞는 말 아닌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가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것들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다만, 사람은 누구나 위선적이다 보니
이런 걸 밖으로 드러내 말하기를 꺼려하는 법인데
그것도 그 먼 옛날에 이런 내용을 직설적으로 썼다는 걸 보면
마키아벨리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알 수는 있어도 누구나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특히 마지막 장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조국에 위대한 지도자가 나와 하루빨리 더 강한 조국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키아벨리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이죠.
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제갈량의 '출사표'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음을 울리는 것에 있어서는 '출사표'에 미치지는 못한 것 같았습니다.
'군주론'은 정치에 관한 책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네 일상사 모든 부분과 관련해서 볼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요즘 스팀잇의 복잡한 상황에서도 '군주론'의 어떤 부분을 연상할 수 있구요.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게 어차피 정치, 사회, 경제 여러 가지에 있어서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엮여있다 보니
어떤 부분만 따로 떼어내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군주론'의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덕은 흉포함에 맞서
무기를 들 것이며, 전쟁은 짧을 것이리라.
저 옛날의 용맹이
이탈리아의 가슴에서 아직 죽지 않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