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 인천의 한 원룸에 있었다. 원룸 밀집 지역의 그저그런 원룸이었다. 방은 깔끔했지만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다. 새벽이면 옆방의 속삭이는 소리까지 다 들렸다. 그러다보니 얼굴 한번 보지 않고도 인접한 방 사람들 사정을 대략 알게 되었다. 유독 한 20대 남자가 시끄러웠는데, 항상 전화로 무언가를 수습하기 바빴다. “있잖아 형이 그게 아니고, 내 입장을 말해볼게” 라면서 뭔가를 사과하고 뒷수습을 하고는 했다. 참 말 많은 녀석이라며 애처롭게 여겼는데, 언젠가부터 혼자 괴성을 지르면서 방가방가 인사를 하고는 마구 떠드는 것이었다.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보다 했다.
아니었다. 아프리카 개인 방송을 하고 있었다. 내가 잠자리에 누운 동안의 새벽방송이라 듣기 싫어도 다 듣게 되었다. 대충 내외국인들과 채팅을 하는 모습을 중계하는 컨셉이었나보다. 퇴짜를 맞으면 혼자 욕을 뱉곤 했는데, 다른건 몰라도 욕 하나는 재밌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은, 욕을 연습하곤 했다. 자연스러운 욕연기를 위해 연습하는 소릴 몇 차례 들었다. 아..씨...ㅂ 으아아아악! 하며 쥐어짜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
인천 주안동에서 혼자 욕연습을 하던 젊은 청년,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 혹시 스팀잇으로 넘어온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생각이 나서 글을 쓴다.
아프리카 개인 방송은 좋아하지 않지만 유튜브 영상은 가끔 본다. 유튜버들의 영상엔 대부분 자연스런 욕이 나온다. 꽥꽥 소리를 지르면서 핏대를 세우는 영상이 많은 것 같다. 시끄럽게 욕하고 깝치는 영상들이 태반이다. 찰진 욕을 하기 위해 위의 일화처럼 연습도 하는가보다. 다만 비하의 의미는 없다. 욕하고 깝친다는 걸 나쁜 뜻으로 쓰지 않았다. 단지 정확한 표현을 찾지 못해 그런 것이니 양해해 주시기를. 시원한 욕설과 고성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로써 스트레스 해소로도 기능한다.
유튜버들과 아프리카 방송인들이 스팀잇으로 넘어올 것이다. 이미 소수는 넘어왔을테고, 앞으로 공정한 보상을 바라며 많은 크리에이터가 스팀잇을 찾을 것이다. 시끄러운 유저들도 올 것이다. 번화가에서 헌팅 영상을 올리는 이들도 올지 모른다.
그런데 솔직히 저런 컨텐츠를 스팀잇에선 보고 싶지 않다. 욕하며 깝치는 것과 저질 유머도 하나의 장르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키치 문화로 표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저런 문화를 이곳에서 접하고 싶진 않다. 스팀잇과 어울리는건 클린컨텐츠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그랬으면 좋겠다. 판에 박힌 ‘틀딱’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넘겨 짚는 기우일지 모른다. 그럴 일이 없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도 있다. 그냥 내 바람은 스팀잇은 욕과 비매너 논란에서 자유로운 청정지대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컨텐츠는 곳곳에 널렸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무수히 접할 수 있다. 욕하며 깝치고 싸구려 저질 농담을 던지는 것도 하나의 재미난 문화지만, 조금 시끄러울 것이다. 조용한 크리에이터가 넘어와 스팀잇에 정착하길 바란다면 이기적인 생각일까?
난 음담패설도 잘하고 욕도 구성지게 뱉어낼 수 있지만 스팀잇에선 참으려 한다. 장소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품위 넘치는 스팀잇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