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선조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며 유유상종이라고 했다. 두 말은 묘하게 이어진다.
너 자신을 알고 끼리끼리 어울려라
나는 이미 그러고 있다. 나 자신을 알아 비슷한 부류와 수준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낸다. 우리 대부분이 이미 그렇게 지내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를 살펴보자. 신데렐라는 왕자를 찾았고, 바보 온달에겐 평강공주가 찾아왔다. 이런 일이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까? 우리는 다른 신분의 사람과 인연 맺을 수 있을까? 남자의 입장에서 써보겠다.
1998년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선 가능했다. 의경으로 북무중이던 임창정은 동갑내기 고소영과 알게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싹틔운다. 둘은 결국 헤어지고, 임창정은 야구심판, 고소영은 톱스타가 된다. 재회한 둘은 신분 차이와 방해꾼의 제약에도 불구,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키스를 하며 사랑을 이뤄낸다. 정말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었다.
2013년 영화 족구왕을 보자. 지금 보면 깜짝 놀라게 될 영화인데, 배우 '정우식' 때문이다. 무려 정윤회의 아들이며 정유라의 이복오빠다. 국정농단과는 관계 없이 정우식은 삼각관계를 이루는 한 축으로 등장한다. 다른 한축엔 찌질이 복학생 안재홍과 절세미녀 황승언이 있다. 모태솔로인 안재홍은 가당치않게 퀸카 황승언에 한눈에 반하는데, 웬일인지 황승언이 먼저 다가와 둘의 관계는 발전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킹카 정우식의 질투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황승언의 계략이었고 둘은 맺어지지 못한다.
1998년작인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선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이뤄졌다. 2013년 작 족구왕에선 이뤄지지 않았다. 그 차이는 N포 세대라며 포기가 일상이 된 시대정신의 문제는 아닐까. 현실의 벽이 더욱 높아져 담을 넘기가 불가능해진 건 아닐까 모르겠다.
어찌됐든 내가 연예인 급 여자나 재벌 2,3세 딸과 친분을 맺을 일은 절대 없다. 그들이 내게 손 내밀지도 않겠지만, 나부터 그러고 싶지가 않다. 부담이 되니까. 내가 N포 세대라 여러가질 포기해서 그런진 모르겠으나 난 그냥 끼리끼리 지금 알던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고 싶다.
난 스팀잇과 암호화폐로 인생 역전을 이루고 싶다. 다른건 포기해도 그것만은 놓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가 신분상승으로 높은 위치에 가더라도 지금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 나를 알고 가난을 아는 그들과 허름한 대폿집과 고깃집을 찾아다니며 끼리끼리 어울리고 싶다. 나에게 맞지 않는 명품옷을 걸치고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과 지내고 싶지는 않다.
가난은 싫지만, 지금의 나 자신은 좋다. 부유해져도 지금의 나를 유지한채 기존의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고 싶다. 이런 뻘글을 쓰는걸 보면 스팀잇과 암호화폐 투자를 하다보니 잡생각이 많아지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