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다리며 주목한 스티미언은 없겠지만 무려 3달만의 포스팅이다. 그간 신상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성들에게 줄고백을 받아 누구와 사귈지 행복한 고민을 했고, 로또에도 당첨 되었다. 지구를 9번 구했고 아이언맨에게 어벤저스에 가입하라는 권유도 받았다. 우지한을 동생으로 삼았고 2010년 채굴 후 서랍에 보관했던 80만 비트가 든 하드도 찾았다. 사토시 나카모토와 내가 유치원 동창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셀트리온에서 극비리에 개발한 영원히 무병장수하는 약을 우선 투약 받았다. 이와 같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이 모든 게 꿈이란 걸 알게 되었을 때 난 잠에서 깨어 식은땀을 흘렸다. 놀란 가슴에 코인 시세창을 확인하고는 눈물까지 흘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유니클로 보고 식겁한 격이었다. 솔직히 유니클로 옷값이 많이 올라 놀라긴 했다. 자라는 꿈도 못꾼다.
헛소리는 이정도로 줄이기로 하고, 진지한 얘길 하겠다. 그간 스팀잇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글도 쓰지 않고 댓글도 달지 않고 업보팅도 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게 다 이유가 있다. 바빠서 못했다느니 아파서 안했느니 한다면 백프로 거짓말이다. 차라리 더워서 안했다는 게 솔직한 말이고, 정답은 스팀 가격이 떨어져 할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안했다. 나는 이토록 속물이다. 스팀과 코인판이 망했다는 생각도 했다. 그간 꿈꿨던 장및빛 날들이 잿빛 종말로 바뀌는 것을 보며 좌절도 했다.
우리 솔직해지자. 저는 돈 때문에 스팀잇 하는게 아닌데요? 저는 이곳에서 소통과 나눔의 가치를 위해 활동하는데요? 거짓말이다. 새빨간 거짓말은 아닐지라도 상당부분은 거짓말이다. 우리 모두는 이익 때문에 스팀잇을 해왔으며 그 이익이 줄어들자 스팀잇에 발길을 끊었다.
그런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돈 때문에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그나저나 부귀영화는 언제 개봉한 영화인지 아는 분? 아마 개봉예정이겠죠)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돈에 얽매이는 인생은 불행하지 않을까?
아닐 것이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니 부귀영화를 즐기고 싶고 최대한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다. 게임속 소닉이나 마리오가 아니라면 우리 모두 한번 사는 인생이다. 이왕 한번 사는 삶, 잘 살아보기를 원할 것이다.
난 솔직히 스팀 값이 떨어져서 할 맛이 나지 않고 의욕도 없다. 현재 하는 일도 잘 풀리지 않아 한숨만 나온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렇게 생존신고를 한다. 나는 살아있다. 무더위에 비틀대며 헥헥 대고 진땀만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은 살아있다.
고딩 시절 친구는 개울에서 도롱뇽을 건져내며 이런 말을 했다.
‘혹시 알아? 이 놈이 용이 돼서 승천하면 나 한번 등에 태워줄지?’
스팀잇, 아직은 죽지 않았다. 용은 커녕 이무기도 못 될 구렁이 같지만 도롱뇽보단 나을 것이다. 혹시 나중에 용이 돼 승천할지도 모른다. 가능성은 1프로 미만이겠고, 썩은 동아줄일지도 모르겠지만 한번 붙잡아 보련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부귀영화를 보기 위해 이렇게 뻘글을 남기며 미래를 도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