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터'가 다시 유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유투브에서 플레이 영상 몇 편을 봤는데 엄청나더군요. 예전 PSP로 하던 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그래픽과 자유도를 보고 '아 인기 있을만 하구나' 싶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gta3' 가 처음 나왔을 때 '이런 자유도 있는 3D 게임이 나오다니!' 감격했었는데, 이제는 그보다 훨씬 좋은 그래픽을 '여럿이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니...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을 보며, 문득 그동안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이 주욱 떠올랐습니다. 오버워치와 롤 부터 시작해서 스타크레프트 1까지...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이더군요. 사람들에게 인기있던 게임들 대부분은 '누군가와 싸우는' 게임들이었습니다. 물론 '카트라이더'처럼 직접적인 폭력을 다루지 않은 게임도 있었지만, 적어도 '누군가와의 경쟁'을 소재로 삼고 있었습니다.
굳이 비디오 게임만이 아니라, '게임'이라고 불리는 모든 놀이는 '싸움과 경쟁'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부르마블'조차도 '서로에게 돈을 뜯어내며 경쟁하는' 놀이니까요. 그래서인지 'game'이라는 단어 자체가 '경쟁'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재미있는건 게임의 어원인 gamen 이 '재미', '놀이'를 뜻한다는 점입니다. 게임이 곧 경쟁이고 그 어원은 '놀이'라면, 어쩌면 '게임'이라는건 '재미'를 얻기 위해 벌이는 '경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투고 경쟁해 승리할때 얻는 쾌감. 축구나 야구가 재미있는 이유도, 상대와 '경쟁'하기 때문이니까요. 어쩌면 사람은 '남에 비해 우월함'을 느낄 때 쾌감을 얻도록 생겨먹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경쟁이 쾌감을 주는 이유도 아마 사람 마음이 이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크고 작은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재미있으니까요. 경쟁은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재미있는건 자꾸만 하고싶으니까요. 비교하고 싸우고 경쟁에서 이겨 쾌감을 얻고 싶은 마음이 인간에게는 익스플로러처럼 내장되어 있는 모양이니까요.
아마 '숫자 3'이 완벽한 숫자인 이유도 이 때문일겁니다. 네 명이 모이면 둘 씩 편갈라 싸우지만, 세 명은 편먹기가 애매하니까요. 본능적으로 '전투 유전자'를 내재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싸움에 지치지 않을 장사는 없으니까, 사람들은 애매한건 모두 세 개로 나눠 삼권분립도 하고 삼심제도 택하고 밥도 하루 세 번 먹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응?)
굳이 이야기를 스팀까지 연결해야 할까 싶었지만, 굳이 연결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과 보상, 조회수, 유명도를 비교하며 개로개로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듯 합니다. 사람은 경쟁하며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들어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죠. 저도 그랬으니까요.
스팀잇에서 경쟁심을 느끼고 패배감을 느끼는건, 반대로 생각하면 '승리'했을 때는 적어도 그만큼의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졌을때 씁쓸한 마음은 이기면 풀리는게 당연하니까요. 그럼 방법은 뭘까요?! 밤새워 노가다로 레벨업 하던 노력을 쏟아부으면 됩니다. 돈 모아서 아이템 현질도 좀 하구요. 그게 힘들다면 '만족의 기준'을 대폭 낮추고, 그냥 기존 레벨에서 게임 자체를 즐기면 되는겁니다. 저 처럼요.
글을 마치면서 고등학교때 다들 보셨을 두보의 강촌이라는 시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을 안고 흐르고
긴 여름 강마을 일마다 한가로워라
들보 위 제비는 마음대로 오고 가고
강물 위의 갈매기는 짝지어 노닌다.
늙은 처는 종이에 줄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어린 자식 바늘 두들겨 낚시 바늘 만드네.
많은 병치레에 (시달리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약물뿐이니
보잘 것 없는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구하리.
강촌 마을의 한가로운 정취가 느껴지시나요?! 제 눈에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조차 바둑을 두며 전쟁놀이를 하고, 바늘을 다듬어 물고기와 싸울 준비를 하는 '사이아인'들이 보이네요... 진정한 평화는 바깥에 있는게 아닌가 봅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역시 그건 마음속에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