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9일로 시간을 돌려보자. 그 날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12번째 변론기일이었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K스포츠재단 관련자들인 노승일과 박헌영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루어졌다. 그 날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날이기도 하였지만, 놀랍게도 평창에 대한 관심은 없다시피 하거나, 있다고 해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제작한 '아라리요 평창'이 저급한 품질로 인해 비난을 산 데다가,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을 저지른 최순실 일당의 마수가 평창에도 뻗어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3월 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한 탄핵심판의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에 의해 박근혜는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려졌다. 조기대선을 거쳐 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이 취임하는 순간에도 평창은 대한민국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이 점점 다가오기 시작하자 북한이 문제가 되었다. 핵무기를 앞세운 날로 가중되는 위협을 두려워한 일부 국가들이 평창에 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2018년, 북한은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선수단 참가와 고위 인사의 방남을 결정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극우 보수세력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북한의 선전장이 되었으니 사실상 '평양올림픽'이라는 논리다. 사실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온 시기는 그들이 정권을 잡았던 시기인 이명박 정부였고, 그들이 계속 여당이었던 박근혜 정부에서 경기장의 건설이 이루어졌음에도 상관하지 않은 공격이었다. 평창을 뒤덮은 부정적 시선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2018년 2월 9일이 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부정적인 시선을 하나씩 없애갔고 관심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경기 시설과 선수촌은 최고의 상태를 자랑하였고, 선수들은 수많은 신기록으로 그것을 증명하였다. 전설을 다시 쓴 사람도 있었고, 새로운 별이 된 사람들도 있었다. 참가하고 관전한 모든 이들의 안전은 철저하게 보장되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도 있었다. 올림픽에서 최초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여러 논란을 딛고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8년 2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게 되었을 때, 올림픽에 참가하고, 보고, 즐긴 많은 이들은 평창을 최고의 동계올림픽 중 하나였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가 실현된 셈이다. 우려, 논란, 부정적 시선을 딛고 평창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평화롭게 수습하고 다시금 힘을 모은 결과였다. 실제로 개막식 행사는 최순실 일당 중 차은택의 전횡을 보다못해 떠났던 공연 감독들이 문재인 정권 출범을 계기로 돌아와 약 6개월만에 만든 결과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