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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과거와 미래가 어쨌건 현재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가령, 집에 먹을 게 떨어지고 배가 너무 고플 때는 막 먹을 걸 쌓아둘 생각을 하는데, 막상 배가 조금만 채워지면 또 막 그걸 사러 가기가 귀찮아지는 거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질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배가 고파지면 왜 그 때 안 샀지 하고 후회를 한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그래서 심오하다. 누구나 지금을 즐기고 살고 싶겠으나, 분명 겨울은 온다. 그리고 그 겨울을 준비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지금은 투자의 겨울이다. 이 겨울을 준비한 사람들이 누구냐면, 투자했던 금액만큼의 총알을 준비해두었던, 그래서 이 겨울에 물타기가 가능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참 삶의 아이러니다. 식상한 투자 이론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삶의 얄궂음에 대한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현재만 보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삶의 즐거움은 현재에 있기도 하다. 과거나 미래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의 결실을 거둘 때가 와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보통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꿈은 돈을 많이 벌면 그 돈을 쓰면서 즐기고 사는 거다. 그런데, 그렇게 쓸 생각만 가득하지 벌지는 못하기에 현실이 괴롭다.
반면, 돈을 그렇게 번 사람들은 돈을 쓰기 보다는 또 다른 미래에 더 큰 돈을 벌고자 한다. 그래서 그들은 돈을 쓰지 못하고 결국 막대한 유산을 남긴 채 세상을 뜨게 된다. 현실을 즐기지 못한다는 자체는 돈이 있건 없건 비슷한 것이다. 왜냐면, 그렇게 버는 사람이 쓰는 것으로 전환하는 순간 돈은 정말로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언제나 즐기는’사람은 매우 희귀한 모양이다. 가령, 당대에 돈을 모으는 사람은 돈은 벌지만 쓰지 못할 것이고, 그걸 상속받은 사람은 젊어서야 팡팡 쓰겠으나 이후 그게 다 떨어지면 오히려 그렇게 펑펑 쓴 시절의 기억과 습관으로 더 괴롭게 될 것이다. 돈이라는 건 계속 벌거나, 혹은 계속 없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인 것만 같다.
이런 걸 보면 삶이 참 얄궂다. 젊어서는 시간은 있으나 돈이 없고, 나이가 들어서는 돈은 있으나 시간이 없게 되며, 그 둘이 모두 있는 사람은 곧 그 둘이 모두 없게 되어 괴롭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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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도 오래하니 피곤하긴 하다. 솔직히 고백하겠다. 12,1월의 상승기 때는 보상이 높아서 그런지 하루 온종일 스팀잇을 해도 재밌었다. 사실 그 때는 보상이 아니더라도 한창 레벨업의 재미도 있어서 그렇기도 했다. 날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재밌는 글도 많고 스팀잇의 회원도 죽죽 늘어나다보니 게임보다 스팀잇이 재밌을 지경이었다. 12월 당시 내 팔로워는 600명 정도였고, 내 스파도 600정도였으며, 글을 올려도 보상이 $10을 넘기기 힘들었다.
그러다 1월에 폭발적인 탄력을 받으며, 팔로워가 지금은 2700명도 넘고, 스파도 4000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글 하나 올리면 대댓글 포함해서 매번 100개를 넘는다. 이를테면 꽤나 성장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지갑의 평가액은 오히려 더 줄었다는 게 슬프기도 하다.)
사실 요즘의 나는 스팀잇에 투자하는 시간이 전에 비해서 많이 줄었다. 본업을 내 팽개친 지 꽤 되어서 스라벨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좀 지치기도 했다. 가능하면 대댓글을 열심히 써서 포스트 숫자 10,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지금 8,000 조금 넘었더니 급 피로해졌다. 날마다 큐레이션에 대댓글까지 하면 그것만으로도 최소 2-3시간을 잡아먹어 버린다. 갑자기 스팀잇에 소홀해지는 분들은 시세가 떨어져서 그런 것보다도 그렇게 피곤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항상 하는 말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억지로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분명 크게 보답을 받게 될 거다. 그런데 그게 말은 쉽지만 행동은 쉽지 않다. 어쨌건 나는 전에 열심히 보이던 사람들 중에 지금 쉬는 사람이 꽤 많다. 내가 열심히 보팅 주면서 날마다 지켜보던 분들 중 상당수가 사라졌다. 아마 그들도 지친 게 아닐까 싶다. 시세가 오를 때는 힘들어도 동기 부여가 되는데 시세가 떨어질 때는 기운이 빠져서 억지로 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하지만 이럴 때가 진짜 시험이다. 이때를 버티고 살아남는 사람들은 모두 나중에 웃게 될 거다. 이 때 지쳐 나가떨어지는 사람들은 그냥 평생 그렇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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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이야기, 투자이야기 이런 건 안 쓰려고 했는데 결국 또 쓰고 말았다. 가벼운 일상 이야기나 쓰려고 했는데.... 그래서 가벼운 일상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겠다.
역시 사람은 운이 있어야 되나 보다. 전에도 구자철에 물 먹었는데 오늘도 물 먹었다. 전에는 너무 잘해서 물먹이더니, 이번에는 너무 못해서 물 먹었다. 꼭 한폴낙이다.
쓰고 보니 1만원 날린, 혹은 15.5만원 날아간 이야기네... 가볍지 않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