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겐 돌, 누구에게는 수십억 짜리 운석)
리니지가 처음으로 현질이라는 용어를 널리 보급 했을 때 그걸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 역시 그렇게 시대에 뒤떨어졌던 사람 중 하나였다.
“실제 물건도 아닌 게임 머니를 돈을 주고 사다니!”
지금이야 나도 정말 재밌는 게임 몇 개는 조금은 과자 사먹는 수준으로 현질을 해 본 적도 있고, 심지어 이 코인은 돈 주고까지 산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행위를 이해 못하는 사람은 많다. 스마트폰을 아직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며 손사레치는 사람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이를테면, 속도의 차이다. 지금의 코인은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 빠른 속도에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빠르게 적응한다. 하지만 이미 큰 부를 지녔기에 투자 수단이 많은 기득권층, 그리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중장년층에게 이 코인이라는 것은 게임머니에서 한층 더 발달 된 사기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투기와 투자는 절대적이지 않다. 성공한 투기는 투자요, 실패한 투자는 투기 아니던가. 어려서부터 IT에 익숙한 사람들은 코인의 가능성을 너무 빨리 봤다.
빛의 속도로 오가는 코인 자체의 속도와는 달리, 그 코인이 기존의 물질세계와 융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코인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존의 화폐들, 아직은 부하를 일으키는 기존의 장비들, 아직은 실생활에 쓰이지 않는 보급성.
그렇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먼 코인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그 코인의 가능성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0.0001원 하던 비트코인이 2천만원을 넘는 것을 확인 하고는 그 가능성에 대한 더욱 더 큰 확신을 가지며, 다른 코인들의 미래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기득권 투자자들이 몇년은 더 뒤에 들어왔어야 될 투자시장에 젊은 층은 매우 빨리 진입 했고, 그 중에는 겨우 8만원 밖에 없던 사람조차 300억이 되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기득권층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주었다. 자신들은 “아직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그게 뭔지 알면 저 흙수저들 젊은 놈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해 먹을 지도 몰랐을 텐데, 그 전에 저 놈들이 나보다 먼저 음식에 숟가락을 얹어?”
너무 빨랐다. 미래를 보는 젊은이들의 안목이 너무 빨랐다.
너무 느리다. 과거에 얽매인 기득권층의 집착이 너무 느리다.
그 거대한 두개의 시각이 충돌하며 하루 만에 거래소 폐쇄니 마니 혼란을 부추겼고, 그들이 가진 부의 차이만큼이나 급격하게 시세는 요동쳤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미래의 승자가 누가 될 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더욱 더 발전하는 AI와 로봇의 시대. 그런 시대에 종이 화폐가 자리 잡을 곳은 없다. 그런 시대에 중앙 정부가 미래의 세대에 짐을 지워 빚을 내고 자기들 배만 불리는, 합법을 가장한 폰지사기가 자리 잡을 곳은 없다.
그 두개의 현실이 충돌하게 되면 경제적 세계대전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그 피해가 막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승자가 누가 될 지 이미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다.
미래 시대에 찬란했던 과거가 영광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박물관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