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단 한번의 트윗 실수로 엄청난 시련을 겪는
수 많은 사람들을 봤기 때문이다.
블로그도 비슷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오해와 왜곡의 여지를 달고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갈 정도의 파급력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적는 글은 길기도 하거니와
댓글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금방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순식간에 여기저기 퍼 날라지면 파급력이 큰건
트위터와 비슷하지만.)
압도적인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는 퍼거슨 옹의 말씀처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인데,
말 조차도 주워 담을 수 없는 마당에
인터넷에 남은 흔적은 더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이더리움 폭락에 흥분해서
그 원흉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결국 트래픽 마비 사태를 불러온 그들이
혹여나 이더를 빼돌려 모두 팔아먹지 않았을까 하는
억측으로 글을 써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게 되었다.
스티밋은 블록체인을 SNS로 구현한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신뢰도가 높고 모든 기록이 남아서
조작을 하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인데,
달리 말해서 실수를 저지르면 보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그걸 왜 지우냐고.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리고 지우고 싶은 과거들이 있다.
모든 흔적이 남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모든 인간은 실수를 하며
잊혀질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모든 흔적을 남겨야만 하는
스티밋은 그 자체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타 SNS도 캡쳐해서 박제를 시켜서 두고두고
조리돌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거나 흔적을 지울 수 있다.
이미 유럽권에서는 그러한 잊혀질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신뢰에 있어서 블록체인으로 모든 기록을 남기는 것은 대단하지만
그게 SNS에까지 적용이 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보상체계나 그런것만 따로 분리해서 운영하고
SNS는 SNS대로 따로 운영해도 되는 게 아닐까?
처음에 정한 보상 체계도 수정할 수 없고
처음 적는 태그도 수정이 안 되고
한번 적으면 글 마저도 지울 수 없으며
그 내역들까지 고스란히 무조건 기록에 남는다니,
물론 말을 하든 글을 적든 신중해야 하겠으나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고 그러한 것들을
잊혀지게 만들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살펴볼 때
이러한 스팀의 강력한 기능은 오히려 SNS에는
약점으로 작용하는게 아닌가 싶다.
모든 전송 기록이 남는 코인이 인기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 코인 역시
큰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모든 흔적을 남기는 기능은
한편으로는 큰 약점으로 작용해서
스티밋의 발목을 잡는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둠의 비트코인이 있는 것처럼
삭제가 자유롭고 흔적을 지울 수 있는
그런 스티밋은 불가능한 것일까?
다른 SNS는 숨기고 싶은 것을 숨기고
보이고 싶은 것만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그게 가식일 수도 있고 거짓된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이 스티밋은 너무 적날하게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도 든다.
하긴.. 애초에 그렇게 되면
블록체인일 필요조차 없고
스티밋의 존재 의의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를테면 양날의 검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