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인생에 처음으로 참여한 벚꽃축제였어요.
“집 근처에 벚꽃 흐드러지게 피는데 사람 많게 뭐하러 축제를 가.”라는 생각으로 살았거든요.
막상 축제를 가니 집근처에서 보는 벚꽃과 축제 속 벚꽃은 느낌이 다르더군요.
집근처는 “빨리 000로 가야해” 이동하느라 마음이 바쁘고,
다른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바빠 벚꽃에 온전히 집중하지는 않았던거 같아요.
하지만 벚꽃하나 보러 온 이곳에서는
여유있게 벚꽃과 분위기에 취해 산책을 하니 좋았습니다.:)
이렇게 저에겐 여유롭게 산책하는 선물
그리고 흐린날 사진찍는 기쁨을 주는 시간이였습니다.
(전날 비도왔고, 당일도 날씨가 흐려서 실망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저는 오히려 좋았어요.
흐린날 찍는 사진도 매력있거든요.:) )
벤치에 앉아서 석촌호수를 바라보는데,
옆에 있던 연인들은 또 다른느낌으로 벚꽃을 즐기고 있더군요.
“남자친구~오늘 축제 어땠어?”
“음…글쎄…사실 별 감흥이 없었어. 벚꽃이 눈에 잘 안들어왔달까.”
“왜?? 날씨가 흐려서??”
“아니, 내 옆에 벚꽃보다 훨씬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있는데, 꽃이 눈에 안들어오더라.
난 너가 더 예뻐보여. “
역시! 꽃놀이는 연인과 함께 와야하는구나!! ㅋㅋ
좀더 공원을 돌며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고있는데,
옆에 아주머니 다섯분께서는 수다삼매경이셨어요.
“아 근데, 벚꽃은 일본꺼라 뭔가 마음이 좀 찝찝해”
“야 무슨 벚꽃이 일본꺼냐~우리나라꺼야”
라는 벚꽃이 어느 나라 꽃이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고 계셨어요.
‘당연히 일본꽃 아닌가?’라고 저도 생각했는데, 친구는 좀 더 정확히 알고 있더군요.

축제를 다녀와서 기록을 찾아보니 벚꽃은 제주도 왕벚꽃 나무에서 기원했다고 해요.
1901년 마쓰무라 진조가 벚꽃을 일본의 꽃으로 둔갑시켜 세계 학계에 등재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7년 후 남제주 성당에 있던 프랑스 신부 에밀 타케는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꽃 나무를 채집하게 되고,
이후 세계적인 식물학자 독일 베를린대학 괴네 교수가 이 사실을 알게됩니다.
괴네 교수는 제주도가 왕벚꽃의 자생지라고 알렸고,
일본에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음은 물론
마쓰무라 진조의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이 났다고합니다.
저도 벚꽃축제에 온 덕분에 벚꽃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알게되는 시간이였어요.
아주머니들께서는 벚꽃이 어느나라꺼냐~ 논쟁을 피우시다가도
"야야 여기봐라~ 하나둘셋" "아하하하하하" "오호호호호호" 사진을 보며
너무 즐거워하셨습니다.
이렇게 세시간 남짓 저는 저 나름대로 벚꽃축제를 즐겼습니다.
연인은 연인들만의 방식으로,
아주머니들은 아주머니만의 방식으로 다들 즐기는 시간이였겠죠.
저의 후기는 이렇습니다.
‘꽃은
아름다움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p.s: 사진속 벚꽃송이는 꺾은게 아니라 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