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
2011년 7월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알고지내던 박사님으로부터 함께 남극에 가보지 않겠냐는 권유 전화였다.
남극이라니. 믿을수 없었지만, 이런저런 일들을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무작정 가고싶다고 대답하고
다니던 회사를 급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2011년 11월 8일. 남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외국도 몇번 가보지 않은 내가 남극을 가게되다니.
꿈만 같은 첫 남극 출장이었다.
처음 방문한 남극은 세종과학기지
중간기착지인 프랑스 파리와 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아라온이 머물고 있는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로 향했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남극까지는 배로 약 4일이 소요된다. 처음 장기간의 항해가 걱정이되긴 하였지만,
그 우려는 단지 기우였다. 배를 따라오는 수많은 새들을 바라보며 하루하루가 새로웠다.
그리고 4일후 저녁무렵 아라온은 드디어 세종기지가 위치한 남쉐틀랜드군도 킹조지섬에 도착했다.
밤시간에 도착하였지만, 세상은 어스름한 어둠뿐 여전히 환했다.
남극의 끝부분에 위치한 터라 백야라해도 밤시간에는 약간 어스름이 찾아온다고 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배에서 내리지는 못했고, 다음날 상륙했다.
처음 나를 반긴 동물은 도둑갈매기였다. 기지 주변에 흔하게 날아다녔다.
처음 만난 펭귄은 젠투펭귄. 낯선 방문자에 놀라 자고있던 몸을 일으켜 재빨리 달아났다.
날지못하는 새라니. 조류라는게 믿어지지 않지만, 내가 남극에 왔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도둑갈매기
처음만난 젠투펭귄
어둠속의 세종기지의 건물 주변에는 높다랗게 눈이 쌓여있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라, 눈이 녹지 않았다고 한다.
방음이 되지 않는 세종기지 컨테이너 숙소동(현재는 새건물로 바뀌었다)에서 2층침대에 누어 기지에서의 첫날밤을 맞았다. 내일부터는 조사준비를 시작해야할 터이다.
암막커튼으로 막은 어두운 방에서 남극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중간중간 깨어날때마다 익숙하지 않은 천장을 바라보며 내가 세종기지에 있음을 느꼈다.
꿈을 꾸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