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공동체, 스피치 , 그리고 꿈.
취향 공동체, 어떤곳이 있나?
약 1년반 전, 신기한 집단을 보고 친구에게 질문한 적이 있어요.
"이런 집단은 돈을 어떻게 버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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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에 기름붓기
그들이 만들어내는 창작물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행보는 응원하고 싶다 생각했죠. 책 제목을 앞세운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가 핵심이 되는 양질의 네이티브에드를 만드는 뚝심도 멋지다 생각했어요.
친구와의 대화 말미에는,
'저렇게 플랫폼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은 후에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지 않을까? 책 컨텐츠를 다루니까 서점 같은걸로 고정 수익 만들고 사람중심의 '판'을 꾸릴 것 같아'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죠.
그뒤 열정의 기름붓기는 실제로 서점을 열었고, 얼마전 부터 <크리에이터 클럽>을 모집하고 있어요.
출처 :크리에이터 클럽 http://passionoil.kr/
저는 또 뽀르르 친구에게 우리 대화했던거 기억하냐며 물었죠!
제가 친구와의 대화에서 이야기한 트레바리는 워낙 유명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거예요. 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인데 모토가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예요.
출처 : 트레바리 http://trevari.co.kr/about
독서모임이 비즈니스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이죠. 아마 사업 초반에는 '누가 돈내고 책읽는 모임에 가?' 라는 반대를 많이 겪었을거예요. 트레바리가 '이유없이 반대하기 좋아한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라고 하는데요, 이름처럼 출신, 나이, 성별, 경력등과 무관하게 여러가지의 생각과 이야기가 오가는 모임이래요. 매개는 역시 '책' 이고요.
그 외에 유심히 지켜보던 커뮤니티는, 맨즈헬스 쿨가이 출신들이 만든 올블랑 핏.
인스타에서 끈끈한 연대를 보이며 많은 팔로워를 만들던 그들이 한데 모여 운동하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저는 대표 여주엽씨의 팔로워였죠. 어떤 일을 만드는지 궁금해서요.
이들이 적어놓은 말을 보면요,
출처 : 올블랑핏 https://www.allblanc.com/
인적 네트워킹, 2030 청춘남녀라는 말이 보여요. (제가 동그라미 쳐놨어요!)
운동하는 모임이 식스펙, S 라인을 홍보하지 않고 사람과 만남을 앞세웁니다. 신기하죠?
이 외에 잘 알지는 못하지만 문토 우리누리 프립등 정말 많은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집단이 뭔가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나요?
스스로가 가진 영향력이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람을 모으고 판을 꾸리는 것.
누군가는 그것이 플렛폼 사업이라 하겠고, 누군가는 소셜 클럽이라 할텐데 저는 '취향 공동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사람을 모으는게 아니라 그 중심엔 '취향' 이 있으니까요.
왜 '취향' 에 관심 갖게 되었을까?
취향을 가진 사람을 섹시하다 느껴요. 적어도 제게는 그래요.
심지어 저 말은 동어 반복처럼 들려요. 완벽 등가가 성립하진 않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취향 = 섹시함이 돼요.
왜냐고요? 아마도 제가 거친 집단에 큰 애정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때 '나는 아싸(아웃사이더)인가' 고민 하기도 했죠. 사회에서 분류해놓은 기준의 사람들과의 사귐을 어려워 하고 통하는 몇몇과 대화하는 걸 훨씬 좋아했어요. 태어난 도시나 출신 학교보다는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고 어떤 패션에 매력을 느끼는지. 좋아하는 책은 무엇이며, 소비 가치는 어디에 두는지 등등이 그 사람의 본질을 더 잘 설명한다고 느껴요.
그래서 '덕후' 문화가 점점 커질 때 내가 원하는 것이 저런것일까?! 하여 덕질의 대상을 찾아 기웃거리기도 했으나 '크게 몰두 하지 않아도(덕력 충만하지 않아도!) 스스로 만든 가벼운 교집합으로도 마음을 나눌 수 있다.' 라는 결론에 닿았어요. 그저 자율적인 '방향'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마침 취향의 사전적 의미 또한 ‘하고 싶은 마음이 쏠리는 방향 ’ 이네요.
그때부터 '취향'은 큰 관심사였고, 발전시켜 다루고픈 영역이었죠.
하지만 잘 알고 있어요. 이 '취향'이란 단어 속에는 경제력, 성장 배경, 직업 등등의 많은 것들이 녹아 있다는 것을. 문화를 접하는 것은 환경을 배제하고 이뤄질 수 없는 것이죠. 모호하기 때문에 에두르기 좋고, '이유 없이 좋은 것' 의 뜬구름을 포장하기 위한 그럴싸한 단어로 들리기도 합니다. 심지어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취향을 계급 구분의 기준으로 사용 했다고 해요. 개인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 학습의 결과라고요.
그렇다면 추구하는 '취향', '취향 공동체' 의 핵심이 뭐야?
제가 말하는 취향이란 부르디외가 말하는 것의 완전히 반대의 것이예요. 시작은 환경의 영향을 받았더라도 선입견을 버리고 자발적으로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곧 '취향' 이라 생각해요.
취향은 개인을 독립적이고, 또 유기적이게 만들어요. 각자의 방향성이 있으니 그 안에서 자기만의 색을 만들 수 있어요. 모두가 흐릿한 회색일때와는 다르게 자유로운 연대, 적극적 탐색도 가능해지죠.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워라벨'이나 '소확행'같은 단어들도 결국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움직임이잖아요.
그렇기에 취향 공동체 구성원은 권위적이지 않고 수평적으로 교류합니다. 시간과 형태에서 자유롭고 공통점과 취향에 의해 묶이고 흩어져요. 우리의 관심과 흐름은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같은 멤버들끼리 친목 도모의 성격만 가지던 모임과는 분명히 다른 형태일거예요.
참여하면 되지 왜 만들고 싶어?
스피치강사로 든 여러가지 생각때문인데요.
처음엔 뭔가를 전달하는 것과 주목받는게 좋아 이 일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런 주입 형식이 수강생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프레젠테이션이나 성과 발표 같은 목적 위주 말하기는 효율적인 연습과 긴장을 견디는 훈련이 필수예요.
하지만 일상의 말습관은 그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자신이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내 놓는 '경험'에서 키워져요. '말' 은 그저 생각을 담는 도구일 뿐, 도구가 다듬어지지 않았더라도 서로의 관심사를 나눌 수있는 모임이면 좋겠다 생각한거죠. 그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 말도, 생각도 더 풍성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주보는 강사가 아니라 옆에서 함께해주고, 뒤에서 받쳐주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구체화 시킨건 있어?
이건 예전에 만들었던 제 홈페이지 한부분이예요.
https://steemitimages.com/500x0/https://gateway.ipfs.io/ipfs/QmXLNZ3Lyi2CVVPrJxCWdhyjB86FgEbuGwS3ChyiiaYqRe
이런 가치관을 기반으로 스피치 교실을 <이야기, 도전, 치유, 멈춤> 으로 나눠 진행하고자 했는데요, 혼자는 역부족이었어요.
하지만 열정의 기름붓기 <크리에이터 클럽>은 비슷한 포맷으로 잘 만들어 진행하고 있네요.
https://steemitimages.com/500x0/https://gateway.ipfs.io/ipfs/QmNiWkM4xSwTECpeJbfDUDTHDEg57a1GuogzUbArG91RWP
~~ 으으으 자극이 된다 으으으 ~~
때를 기다리며 꿈 꾸고 있습니다.
언젠간 자유롭게 오고가며 이야기, 관심사, 그리고 방향성을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나누는 모임을 만들 수 있겠죠. 조심스럽게 그 공간에 루프탑도 있으면 좋겠다 하는데 그건 맨날 바뀌어요. 지하 벙커같은 어두운 느낌도 좋을것 같고. 오래된 가구와 투박한 노출벽도 좋을것 같아요. 공간은 오가는 사람들이 만드는 거니까요.
여기까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다면, 저에게 큰 관심을 가지신 고마운 분일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친구도, 엄마도 늘 끝까지 듣지 못하고, "그래 그거 다 좋은데 돈은 어떻게 벌건데?" 하는 질문을 하거든요. 흐흐흐.
제가 꿈꾸는 그 모임은요,
혼자만의 꿈을 가슴에 은밀히 끌어안고 끙끙 대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색안경 없는 모임이예요. 설령 꿈이 없더라도 지금 내가 이자리에서 원하는게 무엇인지 나눌 수 있는 곳이요.
이 곳에 글을 쓰는 것도 그 한발을 내딛은 거라 생각해요.
현실적이지 않다 타박하셔도 저는 그렇게 계속 행복한 꿈을 꾸렵니다.
이 포스팅은 @EmotionalP 님의 엄청난 영향을 받아 쓰게된 글입니다.
Emotional P님의 불특정 소수들을 위한 살롱의 시대 를 읽고 격하게 공감했고요.
요근래 쓰신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1 _ P의 의미에 대하여 를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 댓글을 달다가, 아예 포스팅을 하게됐어요. 저의 개인적 글보다 훌륭한 글이니 읽어보셔도 좋을듯 해요.
이 모든 일들이 스팀잇의 호혜라고 생각합니다. 제 '취향수집'의 가장 큰 터전이 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