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거 없는 주말, 부럽지 않을 → 별주부이야기 **
이번에도 제목만 거창합니다.
써놓은 그대로 별거 없는 주말이야기 인데요. 다른 글을 작성 해 놓고 올리기 직전 접고 이 글을 씁니다. 다듬고 탈고하고 또 수정하는 거 말고. '저 이렇게 보냈어요' , 그저 잡담이 고팠는가 봅니다. 그래서 정말 별거 없는 주말 이야기를 늘어놓아 볼게요.
프리랜서에게 주말은 사실.. 없어요. 말이 예뻐 '프리'랜서이지, 공간과 방식의 자유는 주어질지 몰라도 스케쥴의 자유는 아득히 먼 일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마감을 만들고 수업 없는 주말엔 반드시 놀자!! 를 목표 삼았는데요. 벌려놓은 일이 많아 지키지 못한 채 몇주만의 외출을 했어요.
일단 여비(?) 마련을 위해 알라딘에 들러 책을 팔았습니다.
두둑하죠?
5900원. 딸랑딸랑 들고 시작한 곳은 남대문 시장입니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 가는 곳이예요.
아직도 남대문에 가면 새옷 사주는 엄마 따라나선 아이처럼 설레요.
백화점에 빠듯빠듯 진열되어 있는 상품 보다 투박스레 펼쳐놓은 물건이 더 정겹고, '골라골라' 외치는 아저씨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멋쟁이 랩퍼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싶고요.
(포키아동복 삐에로 아저씨 아는 분 있으신가요? 어릴때 아저씨 무섭다며 울던 꼬마가 같은 눈높이에서 사진 찍을 정도로 컸어요!)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가장 오래 서성거리는 곳은 팬시&파티용품 코너인데요.
갈 때마다 하나씩 주섬주섬 모은 것이 많지만 아직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참을 머물러요 .
네, 맞아요. 예쁜쓰레기=ㅅ=)a
남대문엔 꽃시장도 있어요.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꽃시장은 1시에 닫는 반면 남대문은 토요일도 5시까지 열어요. 실제로 고속터미널과 값 차이도 별로 안나고요. 꽃들 사이에 있으면 행복해져요.
자, 향기샤워를 했으니 걷습니다.
시청역 기와 스타벅스에 들려 한참동안 멍하니 사람 구경을 하고요.
또 뚜벅뚜벅 광화문까지 갑니다.
교보문고에서 솔님 신간도 찾아보고 1위 기원 소망샷(?)도 찍었어요.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예전에 이동진 작가가 책이 주는 기운, '서기'를 이야기 했는데요. 저도 그걸 느껴요. 서점에 가면 그냥 마냥 좋아요.
집에 와선 선물 받은 기프티콘으로 치킨 시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봤지요.
공짜 치킨에 드라마라니... 천국입니다.
분명 연애하고 싶어질 듯한 작품이라 꾹 참았건만!! 주변에서 하도 권하기에 시작했다 역시나 빠졌어요. 뭐에 홀랑홀랑 맘 주기가 이리 쉬워 시작을 잘 안 하는데 말이죠.
부러워 넋놓고 멀뚱 거렸던 것은 3살연하의 훈훈한 남자친구를 둔 '윤진아'가 아니라 서로를 향해 용기있게 전진하는 열렬함 그 자체예요.
일상을 이리 시시콜콜 털어 놓으면서도 맘이 허헛한 건 왜일까요? 아마도 요즘 뭔가 놓치고 있는 느낌때문인 것 같아요. 잠시의 때를 놓쳐 다 져버린 봄꽃처럼. 바쁨 속에 잊고 있는 것은 없나 자꾸만 두리번 거리게 됩니다.
그래도 그런게 있다면 곧 떠오르겠지.
며칠 전 노트 한귀퉁이에 적어 놓았던 박정대 시인의 시로 '괜찮다' 셀프토닥 해봅니다.
네가 봄이런가
산골 나그네처럼 내 마음은 네가 심은
느티나무에 기대어 실레의 별을 보고 있다사랑한다, 슬프다, 사랑한다 중얼거리며
봄 속의 또다른 봄을 보고 있다네가 봄이런가
제 주말 여행에 동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런데 치킨은 좀 부러우셨다고요? 그렇담, 작전 성공!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