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강사가 말하는 발표불안 완벽 극복 비법
<마인드편>
어쩌면 이 글을 쓰는 데 6년이 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6년 차 스피치강사이고, 그동안 발표불안의 해결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말은 강사로서 무책임하게 느껴졌고, 하면 된다! 의 응원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격려마저도 부담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다 3년 전 프레젠터로 참여한 프로젝트가 4번 연속 지원금을 놓치게 됐고 친구의 사업을 도왔던 PT마저 실패해 저또한 발표불안에 시달리게 됐어요.
모든 게 제 탓인 것 같아 강단에 오를 때마다 두려움이 엄습했죠. 그 일 이후 발표불안에 시달리는 분들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고 극복하는 노력도 함께했습니다.
이제는 누구보다 발표불안 코칭에 노하우가 있다 자부하지만 대면 코칭말고, 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발표불안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하는 <도전>을 해볼까 합니다.
발표불안 <마인드> 편입니다.
(실질적인 방법은 다음 편에 나와요!)
발표불안만 너무 구박하시는 거 아니에요?
-당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에게 불안은 없어서는 안 되는 감정입니다. 성경에는 "두려워 말라"는 표현이 365번이나 나온다고 해요. 그만큼 인간은 1년 365일 불안에 떠는 존재라는 의미겠지요.
눈앞에 호랑이가 있다고 한번 생각해볼까요?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눈앞은 캄캄해지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릴 거예요. 어쩌면 너무 얼어서 소리조차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불안은 우리를 위험에서 지키기 위한 적색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반면 '발표불안'은 어떤가요?
호랑이를 무서워하는 자신의 모습은 '본능'이라 이해하면서 유독 발표 불안만은 인정하지 못하고 있진 않나요?
'발표 불안= 무능'으로 연결해 자책의 늪에 자신을 빠뜨리는 경우는요?
누구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도전하거나, 실패 경험이 있는 일을 앞뒀을 때 '불안'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것의 대상이 '발표' 일 때 더 가혹하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실제로 외국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결과 1위로 나온 답변이 '대중 앞에서 연설하기' 였다고 해요. 고소공포, 질병, 곤충보다 더 큰 공포 느낀다고 하니 결코 작은 감정이 아닙니다.
그러니, 발표불안을 느끼는 스스로에게 '왜 나는 이렇게 떨리지?' '나는 특이체질 인가 봐' ' 난 왜 이 모양일까 '등등의 자책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를 믿으세요. 제가 수업한 수많은 취업준비생, CEO, 강사 그리고 저까지 모두가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고대 로마의 위대한 연설가 키케로마저도 "말을 시작하려 하자 창백해지고 팔다리와 정신까지 온통 후들거렸다"며 무대에서 도망치듯 내려온 적이 있었다니까요!
키케로 지못미…. 키케로 뿐만아니라 모세, 찰스 다윈, 프로이트와 같이 놀라운 업적을 이룬 사람들조차도 불안을 겪었다고 해요!
혹시, 담배 끊는 것에 성공하셨나요?
-완전한 극복은 없어요.
금연에 성공하신 분들은 흔히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거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발표불안을 극복하는 과정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발표불안을 완벽하게 극복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불안을 극대화 시킬 뿐, 절대로 완벽한 극복은 없습니다. 차츰차츰 불안이라는 감정에 익숙해질 수는 있겠죠.
만약 당신이 아주 심한 발표불안에 시달린다면, 그 불안을 극복하고 없애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을 거예요. 온 신경이 그 '극복'에만 집중되어 있다 보니 결국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할 테고요.
암에 걸릴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종양 검사를 자주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을까요? 오히려 반대예요. 되새겨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교해 유방의 혹을 평균 39일 늦게 발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불안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인지. 제대로 된 발표로 청중과 '교감'하는 것이 목표인지. 정말 잘 해내고 싶은 발표가 있는데 그 어떤 떨림도, 긴장도, 두려움도 없다면 그것 또한 이상하지 않나요?
욕망이 클수록,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알랭드보통은 "불안은 욕망의 하녀" 라고도 했어요.
그러니 극복을 목표로 두지 마세요. 발표불안은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것(익숙해지는 것) 입니다.
'나'를 절대로 절대로 믿지 마세요.
-메시지를 믿으세요.
많은 사람이 큰 발표를 앞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믿어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저는 이 말에 절대 반대합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 '자기 자신'이란 그날의 컨디션, 마음가짐, 상황, 긴장감 등등의 변수에 취약한 존재죠.
자신을 믿지 마세요. 대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믿으세요. 발표자는 그저 메시지를 위한 메신저일 뿐입니다. 메시지가 정교하고 내용이 충실하면 내가 좀 떨어도, 내가 좀 긴장해도 괜찮습니다. 심지어 달변 아닌 눌변이어도 상관없습니다.
발표불안을 겪는 분들은 흔히 발표가 내용이 아닌 나 자체를 평가받는 받는 자리라는 착각을합니다.
청중은 진지하게 듣고 있지 않을뿐더러, 진심으로 당신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그 관심을 끌기 위해 발표 오프닝에 마술쇼를 한다거나 신기한 영상을 틀고 요상한 복장을 압고 등장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래도 잘 안 봐요 진짜예요….
발표자의 자의식 과잉이 메시지 본질을 흐립니다.
호흡이 떨리면 어떤가요? 하려던 말을 내뱉긴 하셨죠? 그럼 됐습니다.
중간에 발표순서를 잊으셨다고요? 다시 찾아서 하시면 돼요. 대신,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력만큼은 포기하지 마세요.
자,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나'를 절대로 믿지 마세요. 메시지를 믿으세요. 그러려면 믿을만한 든든한 메시지와 발표자료를 만드는 일은 필수입니다.
어휴, 내가 믿을게 따로 있지
떨림이 진정성과 호감을 준다고요?
-내 눈에 결점 돋보기
기업의 외부면접관으로 들어가서 있었던 일입니다.
오전에 채용 면접을 진행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임원 중 한분이 338번은 너무 안 떨고 또박또박 말하는 게 꼭 로봇 같지 않아?"라는 말을 했어요. (너무 인상 깊어서 번호도 기억해요) 코칭을 할 때 '잘난 사람을 뽑는 게 좋은 사람을 뽑는 거다 말을 늘 했는데. 한 번 더 그 확신을 하게 됐죠. 그 친구. 정말 잘했는데 떨어졌거든요.
하나 더 얘기해볼까요.
한때 연극배우를 하겠다고 극단에서 연기연습을 한 적이 있습니다. 두 달 만에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봐" 외치며 돌아서긴 했지만. 그때 저를 가르쳤던 극단 대표님이 "다른 연기는 다 해도, 떠는 연기가 진짜 어려워. 그건 의도할 수가 없어"라는 말을 했어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요. 진정성을 위한 약간의 떨림을 연기 할 줄 알아야 진짜 배우가 된다는 말도 함께 해주셨죠.
뭔가 고개가 갸웃해지지 않으신가요?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떠는 모습, 긴장한 얼굴이 오히려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니요. 게다가 그건 연기하기도 어렵다니!
구체적 방법은 다음 편에서 알려드릴 테니 일단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떨리는 내 모습을 진짜 이해하지 못하는 게 누구인지. 청중은 생각보다 당신에게 친절할 수 있습니다. 단, 당신이 스스로에게 친절하다면 말이죠.
완벽해지는 방법은 완벽하게 없습니다.
-오직 발전만이 있을 뿐이죠.
발표불안 코칭을 할 때. 전문 프레젠터처럼 발표를 잘 하시던 분이 쓴 글이에요.
강사는 직업 특성상 개선점을 알려줘야 한다는 강박 같은 의무가 있는데요. 저는 잘한 분들께는 그냥 "잘 하셨어요" 합니다. 작고 지엽적인 것들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 없고, 예전 모습보다 발전했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그런데 이 글을 쓰신 분은 그 말을 인정하지 못했어요.
"선생님 저한테 용기 주려고 그러시는 거죠?" " 저는 00 씨에 비하면 너무 부족해요"
그래서 그분께 발표할 때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을 써오라 했더니 42개를 써오셨어요. 제가 쓰는 스피치 평가 목록보다 더 많은 주의사항을 적어오신 거죠. 강점이 정말 많은 분이었지만 결국 프레젠테이션을 포기하셨고 저 또한 강사의 부족함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쩌면 발표불안을 겪는 사람의 눈에는 커다란 돋보기가 씌워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돋보기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내 눈에만 떨림과 불안을 치명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거죠.
현실의 작은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부분을 무시하는 걸 '터널시야'라 합니다. 이 터널시야는 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 모두에 적용될 수 있지만 어느 쪽이든 현실과 동떨어져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게해요. 완벽주의자들은 보통 부정적인 터널 시야를 갖고 있고요.
부정 돋보기 저리 치우라고!
우리는 더 나은 상태를 추구하는 존재일 뿐 절대로 완벽해질 수 없습니다. 발표불안에 시달리시는 분들은 부정의 돋보기를 긍정적인 측면을 보는데 써야 해요. 단점으로 쏠려 있는 마음이 잘하는 것도 못하게 만들어요.
정말로. 당신은 생각하는 것 보다 괜찮습니다. 아니 괜찮지 않다고 해도 나아질 수 있어요.
그러니 용기 내 한 번 더 연습합시다. 1t의 생각보다, 1g의 행동이 낫다고 하잖아요!
여러분. 쭉 읽으시면서 표현은 다르지만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하고 눈치채셨나요?
네, 맞습니다.
발표불안 극복의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고 떨리는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절대로 단순하게 문제가 아니라서 여러 방향에서 섬세한 접근으로 마음을 움직이고 싶었어요. 수많은 예시와 이야기 중 단 하나라도 마음을 열게 했다면 발표불안 <실전편>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을 활용해보세요. 진심으로 도움이 되었음 합니다.
그럼 저는 또 실질적인 방법들을 가져오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평안한 상태는 욕조에서 거품 목욕을 하는 상태도, 줄기차게 먹은 술로 인해 긴장이 풀리는 상태도 아닙니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애쓰는 노력이 적은 결실을 보는 순간입니다. 다소 불안이 남더라도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상태입니다.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감사합니다!
- 참고자료
<책> 완벽의 추구 - 탈벤 샤하르
<책> 불안을 다스리는 도구상자 - 리스 보이스
기사 [윤영걸의 有口有言] 혹시 지금 불안하세요?
[조수진 병영칼럼] 말하기, 이 어려운 걸 우리가 해냅니다 해내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