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사랑했었죠 아무 일도 아닌 일에 웃었죠
밤새 얘길 나눠도 우린 하고픈 얘기가 끊이질 않았죠
3월 30일
멜번에서의 마지막 밤
여행이 끝나갈 즈음 처음으로 한국사람들과 당일 투어를 다녀왔다.
처음으로 우리나라 말을 쓰며 보낸 하루.
역시 엄마라는 말이 들어가는 언어 그리고 그 말을 같이 쓰는 사람들이 편안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보다.
호주 여행에서 특히나 많이 생각났던 제주도.
왜 멀리 호주까지 와서 제주도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지만 아침부터 제주도의 노지 감귤나무가 생각나게 하는 레몬나무.
한국 사람들 만나러 가는 길에 본 나무라서 그런지 정말 감귤나무인 줄 알았다.
호주의 전형적인 날씨.
밤에 비가 오거나 잔뜩 구름이 끼었다가 아침이 되면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는.
그레이트 오션로드까지 가는 3시간동안 창밖은 점점 파래져간다.
우린 약속했었죠 사는 동안 서로밖에 없기를
눈으로만 말해도 다 알았잖아요 그런 그대가 내 곁에 없네요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정말 차 렌트를 해서 가고 싶었는데..
이 해안도로를 즐기며 달리고 싶었는데..
지쳤다. 남이 운전하는 차에서 편안히 즐기고도 싶었고.
패키지의 최대 장점은 내가 모르는 곳도 갈 수 있다는 것.
이름도 기억 안나는 작은 마을에서 이런 멋진 뷰와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건
나 같이 무작정 돌아다니는 사람에게는 잘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마지막 여행지에서 받은 축복이랄까
구름이 내가 가야하는 길을 말해주듯이 물러섰고
하늘이 열렸다.
만나게 될까요 그대 같은 사람 그대 아니면 없을 것 같은데
잊어보려고 기도하다 바꾸게 되죠 그대를 되돌려 달라고
멜번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 그레이트 오션 로드.
12사도 바위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 곳은 계속 되는 침식으로 이제 8개의 바위만이 남아있다.
2005년에 또 하나가 무너져내렸다고 하니 그 전에 온 사람과 나는 다른 풍경을 보고 있겠구나.
참 안 무너져 내리게 할 만도 한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호주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놀랍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걱정말아요 그대 - 이적
그냥 셔터만 누르면 달력 사진이 나오는 곳이다.
막 누르자.
필름 카메라였으면 참 신경써서 누를텐데 찍힌 사진을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누르게 된다. 오늘 참 편안한 점이 많구나.
간만에 쉬면서 여행하는 느낌.ㅎ
그레이트 오션 로드 3개의 관광 포인트를 찾아가는 길
중간에 신기한 식물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십자 드라이버를 꺼내고 싶은.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식물이나 꽃을 만나는 건
멋진 풍경을 만나는 것 만큼이나 즐거운 일이다.
비교하는 것이 참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비슷한 풍경을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대륙적 스케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엄청난 크기의 바위들.
저런 거 보면 꼭 저기를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있던데, 왜? 왜때문에?
그나마 잡을 게 있는 곳까지만 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에게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스포츠다. 암벽타기!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백사장을 밟는 느낌이 너무 좋다는 한!국!말!에 씐나서 맨발로 물장구를 친 바닷가.
간만에 하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대화가 너무 좋았나보다.
같이 사진찍고 놀던 사람들과 즉석에서 멜번 돌아가면 저녁을 같이 먹자는 약속을 만들어냈다.
그래 하루 정도는 맘 편히 이야기하면서 놀아야지.하하하
너무 신이 난 나머지 다른 구도 한번 찍어보자고 들어간 바다에서
난 이 사진과 내 바지를 바꿨다.
가끔씩 큰 파도가 온다는 걸 생각했어야하는데 쩝.
가는 길 내내 찝찝함을 참아야하는 건 나의 몫.
마지막 포인트를 찍고 버스로 가는 길.
떠나는 아쉬움을 아는지 날 배웅해주는 착한 아이.
억세게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던 이 고슴도치가 마지막을 함께 걸어주었다.
멜번으로 돌아가는 길.
그레이트 오션로드라는 자연이 만들어낸 공연에 막이 닫히듯
다시 하늘이 닫힌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관광이라는 이름의 일정은 오늘로 끝이다.
내일이면 시드니에 돌아가서 찜해놨던 선물들을 사고 모레 아침이면 서울로.
한달을 잡고 왔던 일정이 약간 당겨져서 끝내 케언즈는 포기했다.
사실 여행을 더 다닐 몸도 아니다.
지친 하루가 가고 달빛 아래 두 사람 하나의 그림자
눈 감으면 잡힐 듯 아련한 행복이 아직 저기 있는데
두 사람 - 성시경
실컷 까지는 아니더라두 즐길 만큼 즐기고 남길만큼 남겼으니 후회없이 떠나야지.
여행을 시작할 때의 나와 끝났을 때의 내가
마음에 들게 변했다면 그걸로 된거다.
너와 함께 걸을 때 어디로 가야할 지 보이지 않을 때
기억할게 너 하나만으로 눈이 부시던 그 날의 세상을
작지만 소중한 꿈.
멋진 여행지가 아닌 집 앞 산책길을 걷더라두 이런 모습으로 늙어갈 수 있길.
언젠가의 내 뒷모습을 위해
조금만 더 행복해지고
조금만 더 나를 사랑해야겠다.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이 되어
서툴고 또 부족하지만 언제까지 곁에 있을게
모진 바람 또 다시 불어와도 우리 두 사람 저 거친 세월을 지나가리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마지막 날의 일기는 돌아와서 처음 쓴 이글이니
이 형식으로 쓰는 여행기가 끝이 났네요.ㅎㅎ
이번 호주 여행에 관해서는 한 편만 더 쓸 생각이에요..(포스팅할 게 없어서 막 늘린다잉..)
우찌 재밌게 읽으셨나 모르겠네요.ㅎ
어설프게 작가 흉내낸 거 같기도 하고.. 음악을 좀더 잘 골라서 넣었어야하는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행갔을 때 사진 보니 아 좀더 공들여 찍을 걸 하는 아쉬움도 있고...
막상 포스팅할라고 보니 올릴만한 사진이 많이 없더라구요.
괜히 인생고백이 된 거 같기도 해서 쫌 부끄럽기도 하고.ㅎㅎㅎ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