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힘을 빼고 쓴다. 휴대폰 업로드는 처음이다. 평생을 콘텐츠 제작자로 살았고 지금도 그렇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클라이언트도 없고 월급도 없지만 혼자 기획하고 만들어 내는 자발적 크리에이터가 됐다는 것.
비자발적으로 외국으로 오게 됐다. 막막했다. 이민자가 이곳 핀란드서 직업을 가지려면 평균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뉴스를 봤다. 부지런히 핀어를 배웠고, 잡다한 기술들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이 사회에서의 달콤한 열매는 맛보지 못했다.
외국에서 살면서 외로움 보다 힘든건 지루함이었다. 그 바쁜 삶을 살다가 아무도 찾지 않는 이 지루한 일상을 견디는 것이 가장 곤욕스러웠다. 그래서 찾은 일이 팟캐스트 제작이었다.
팟캐스트는 내 삶을 바꿨다. Voice of 유학생와이프로 시작해, 지금은 내귀에 핀란드라는 두번째 방송을 시작했다. 매주 한 편씩 나가는 콘텐츠를 만들며 내 삶은 계획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스스로 정한 데드라인이기에 그걸 어긴다고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때론 밤샘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렇게 시작한 나만의 콘텐츠를 팟빵에도 뿌리고, 유튜브에도 뿌리고 이제는 스팀잇에도 후기를 더해 올린다. 내 소중한 새끼가 콘텐츠의 생태계로 들어가 스스로 헤엄치고 , 파도를 거슬러 올라가고, 천적도 만나고, 상처입는 과정을 묵묵히 바라본다.
오늘은 오랜만에 엄마 휴가를 얻었다. 무민카페에 앉아 시큼한 핀란드 커피(kahvi)한 잔과 링곤베리 케이크(puolukka kakku)한 조각만 먹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카페만 오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아직 찬란한 순간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기다리고 준비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