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하면 기본적으로 빠른 비트와 속사포처럼 뱉어대는 랩을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사람은 그와는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 1세대 cloud rap(힘없는 목소리로 질질 끄는 플로우가 특징) 달인 ‘디보’다.
쇼미더머니를 타고 유행했다지만 내가 디보를 처음알게된건 YouTube였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돌아다니며 동영상을 보던 내게 무언가 특이한 목록이 보였다. 바로 디보의 ‘좋잖아’라는 노래였다.
기묘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고 무언가 흐느적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굳이 첫마디를 적자면 “여언기를 마아시고~ 숨을 차암아~ 숨을 차암아~ 너도 좋차나아”. 그리고 나는 당황했다. 이게 무슨 힙합이란 말인가? 기본적인 흐름인 플로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문자 그대로 ‘약’빤듯한 가사...동영상에는 이에 걸맞은 묘한 이미지와 함께 디보가 흐느적거리며 노래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4분이 지나가고 나는 한동안 멍~했다. 내가 뭘 들은거지???
처음 다 듣고 나서 느낀 점은 힘이 빠진다 + 어이가없다였다. 뭔가 숨이 막힐듯한 답답함이 느껴졌고 옆에있던 물을 한컵 가득 마셨다. 비로소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혼자 툴툴대던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번 더 재생버튼을 눌렀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중독되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끌리는 분위기, 플로우 그리고 디보의 흐느적거리는 목소리 특히 좋자나라는 후렴구가 머리속을 떠나질 않았다. 나는 어느새 디보에 중독되었다.
디보는 자신만의 색채가 있고 그걸 확실히 밀고 나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건 자신의 노래에 명확히 드러난다. 이 노래를 들으신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다. 클라우드랩자체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야를 개척했다는 것만으로도 디보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다시 듣기를 누르게 된다면 축하한다! 당신도 디보에 중독된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머리에 환청이 울려 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