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까지 너무 바빠서, 도서관에서 대출 도서 반납하라는 문자를 받고도 가질 못했다.
이제 좀 여유가 있고, 날씨도 좋아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한달 전에 시작한 캘리그라피 수업이 일주일에 한번밖에 없어서 영~ 감을 못 잡고 있어서, 빌린 책이 거의 캘리그라피에 관한 책이다.
두권 정도는 따라 썼는데, 아직도 감은 잘 안 잡힌다.
우선 빌린 책들을 자전거에 부착하는 가방에 넣었다. 가방이 작아서 겨우겨우 책들이 들어갔다.
겨우내 한번도 타지 않은 자전거..
남편이 없어서 나혼자 점검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런 거 잘 못하는데..'
낑낑거리며 겨우 바퀴에 바람만 채워 넣었다. 더 빵빵하게 넣어야 하는데, 내 힘으로는 한계가 좀 있다.
우리 자전거에는 자랑스런 국토종주 스티커가 줄줄이 붙어 있다^^
그래도 굴러는 가겠지?하며 집을 나섰다.
혼자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가는 것도 처음이라 살짝 떨린다.
나는 전혀 자전거를 타지 못했었다.
작년에 이 자전거를 사면서 타는 것을 제대로 처음 배웠다.
걸음마를 시작하자마자 달리기를 한 격으로,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남편이랑 한달간 국토 종주를 했었다.
그리고 겨우내 쉬고 다시 탔는데, ‘자전거 타는 건 안 까먹는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하나도 버버거리지 않고 출발~~
우리 자전거는 수작업으로 만든다는 영국산 브롬톤이다.
작년에 국토 종주를 마치고 뒤에 짐받이도 달았다.
오늘 이 짐받이를 유용하게 쓰게 될 것이다.
도서관까지 가는 길은 5킬로 정도 된다.
우리집에서 계속 한라산 쪽으로 가는 것이라, 완전 오르막만 간다.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는 거라 다리도 아프고, 허벅지는 터질 것 같고, 엉덩이에서는 불이 나는 것 같다.
작년 일년 동안 거의 매일을 다닌 길인데, 혼자 가려니 그 길도 약간 헷갈린다.
난 상상을 초월하는 길치이다.
오늘의 목표는 도서관에 도착할 때까지 끌바(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는 걸 뜻하는 라이더들의 용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작년에 체인바를 작은 것으로 교체했기 때문에 분명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일단은 성공!
5킬로 동안 계속되는 오르막을 정말로 한번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도서관에 도착했다.
물론 횡단보도에서는 섰다.
난 겁이 많아서 절대로 찻길로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한다.
인도로만 다니다 보니 횡단보도가 나오면 서야 한다.
국토 종주 때 전라도나 경상도, 강원도 같은 지방을 다닐 때는 찾길로도 잘 다녔지만, 그때는 남편이 있었고...ㅜㅜ
도서관에 도착해서 자전거에서 내리는데 풀썩 주저앉을 것처럼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래도 이제 따뜻해졌으니 차차 다리에 힘이 붙으면 도서관 정도야 쉽게 오겠다 싶었다.
이런!
오늘은 도서관 휴관일이란다.
반납기에 반납하면 되지만, 빌린 책 중에 부록이 있는 게 있어서 ‘직원에게 문의’해야 한단다.
다시 와야 한다.
대출 정지는 더 길어지겠군..ㅜㅜ
어쨌든 반납 되는 것만 반납하고, 집에 쌀이 떨어져서 한살림 매장으로 가기로 했다.
여긴 더 난 코스다.
전혀 길을 몰라 핸드폰으로 다음맵을 열번도 더 보면서 겨우 한살림 매장까지 왔다.
또 이런!!!
아직 영업시간 전이란다.
내가 아침에 그렇게 서둘렀나?
어쩌겠어. 매장 앞에 자전거 묶어놓고 기다렸다.
자, 이제 드디어 새로 장착한 짐받이를 써먹을 때다.
이렇게 실어놓으니 ‘쌀가게 아저씨’ 같다~~^^
다시 다음맵을 켜고 조금 헤맨 후, 아는 길이 나왔다.
자, 이제 집으로 가자.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집에서 도서관까지는 5킬로 내내 오르막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집까지는 5킬로 내내 내리막이다.
신나게 집으로 왔다.
자전거가 미니벨로라 짐받이에 뭐좀 실었더니 발에 자꾸 걸린다.
그래서 오다가 쌀 위치도 바꿔주었다.
어쨌든 혼자 자전거 타고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쌀 사오기 미션 클리어~
이제 남편 쉬는 날 되면 자전거 타고 유채꽃 보러 성산포에나 한번 다녀와야겠다.
거기 유채꽃이 흐드러졌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