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자존감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존감이 없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을 잘해내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활동이면 활동, 스펙이면 스펙.
주위 사람들이 잘 해야한다고 말하는 것들을 저는 잘하지 못했었고, 곧 불안감으로 변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감추려고 겉으로는 괜찮은 척, 신경 쓰지 않는 척 했었죠.
하지만 속으론 괜찮지 않았고, 신경 쓰였습니다.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좋은 인성보다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능력을 겸비하는게
최우선적이라 여겼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얼마 있지도 않은 좋은 일자리로 취업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남을 짓밟고 올라가야 하는
경쟁의 사슬 속에서, 실력과 스펙을 쌓는 것에 눈이 멀어 앞만 바라봤었습니다.
그리고 곧 멈춰버렸죠. 경쟁에서 밀린다고 생각했었고, 휴학을 했습니다.
휴학을 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더 이상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휴학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정비하기 위해 잠시 쉬게 됐다고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1년 동안 저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것을 배웠고, 여러 좋은 경험들을 했습니다.
더 이상 경쟁에, 스펙에 목을 메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펙을 위해 무조건 달려야 할 일이 아니라,
다른 곳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죠.
수능이 끝이 아니듯이, 취업 또한 끝이 아닌 것을 알고, 어떻게 살아가면 될지, 좋을지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행에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여행이란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기 전엔 정말 불안했고, 겁이 났던 여행이 실제로 경험해보니 전혀 두려워 할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도 마찬가지겠죠.
실제로 겪어보면 별 것 아닌 것에 미리 겁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학생이고, 해야 할 일은 공부이지만, 더 이상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지식과 경쟁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제가 정말로 해야 하는 일을 찾고,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여전히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젠 예전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저는 스스로를 능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