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틀어놓고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잠시동안 그는 제멋대로가 되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일본 TV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오프닝 나레이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창문을 여니 비가 온다.
오~~ 이런~ 커플들은 슬프겠는데~~~~?
크리스마스라....
그때도 그렇게 비가 왔었지...
대학교 3학년시절, 병역의무를 마치고 2년여간 방황을 했던 나는
복학을 하면서 친해진 후배와 썸 아닌 썸을 타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든 준비를 다해놓고
과방에서 멋있게 고백을 했었지만....
썸은 나혼자 타고 있던걸로 확인이 끝났었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속이 애려온다...
이런...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군.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
밖에 나가보자.
우중충 하다.
크리스마스에 겨울비라...
이런!
감상에 젖어있으면 안된다. 자칫하면 이브에 한끼도 못 먹는 바보가 될 수도 있다.
가게를 찾자.
무엇을 먹을까...
김밥? 아니야.
우동?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지만 지금은 크리스마스 이브. 좀 더 특별한걸 먹고싶다.
평소 동네를 왔다갔다 하면서 봐두었던 수제 햄버거집이 생각났다.
그래. 이곳이다.
상호명: 분 더 버거
주소: 서울특별시 강동구 성내동 21-1
"딸랑"
"어서오세요~ 몇분이세요?"
"한명이요"
"포장이세요?"
"아뇨 먹고갑니다."
"여기에 앉으시면 됩니다."
수제맥주도 팔고... 주방에 패티 굽는 냄새로 가득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커플밖에 없군....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온다...
이런... 빨리 음식을 시켜야겠군.
"사장님 여기 더블더블 버거랑 감자튀김세트에 맥주500이요"
"네~ 나오는데 10분정도 걸립니다."
후 주문은 다했다. 이제 주변을 좀 둘러볼까
분위기 있군... 괜히 커플들이 자주 오는곳이 아니었어.
"맥주 먼저 드릴께요~"
목을 먼저 축여볼까?
"꿀꺽 꿀꺽"
크하~ 시원하다.
식전으로 먹기 참 좋다.
"햄버거 나왔습니다~"
오호! 비쥬얼 펄풱트!!! 훌륭하다!!
두꺼운 패티 두장의 위용이 빨리 먹어달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잘먹겠습니다!
맛있다!
압도적으로 맛있다!
야채들은 신선하고 수제버거 특유의 패티의 두꺼움은 식감을 더욱 좋게 살려준다.
두꺼운 패티가 두장이라 고기의 묵직함도 두배로 내혀를 강타하는군.
소스도 훌륭하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묵직하지만 균형이 잘 잡혀있다.
마치 타이슨의 펀치를 입안 가득 맞은 느낌인데?
"물수건 드릴까요?"
이런...나도 모르게 입에 잔뜩 묻히고 먹었나 보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어느새 반개를 먹어버렸군..
맥주를 더 시키자
"사장님 여기 맥주 500 한잔 더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맥주가 새로 왔으니 이제 감자튀김도 좀 먹어볼까?
짭조름하고 바삭하니 맛있다.
햄버거는 묵직한 한방의 맛이 있다면
감자튀김은 거리를 재며 매서운 잽을 날리는 느낌이랄까
단품으로 맥주에 이것만 시켜도 괜찮지 않을까?
자 다시 한번 먹어보자
오오~ 감자튀김과 햄버거가 내 혀를 사정없이 두들기고 있다.
흡사 난타전을 느끼는듯한.... 정신없이 휘몰아 치는 맛의 항연!!!
후....
잘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외로웠던 마음이 든든하게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이제 간식을 사서 들어가자.
그러고보니 자주가던 제과점 근처에 님이 다녀왔던 커피숍이 있었지.
한번 들러볼까?
이런.... 자리가 없군.... pass
상호명: 블랑제리 11-17
주소:서울특별시 강동구 성내2동 78-1
무슨 간식을 사서 들어갈까~
슈톨렌??? 슈톨렌이 뭐지???
아하~ 독일에서 크리스마스에 먹는 빵같은것이군.
일단 한개 담아볼까?
원래 사려고했던 롤케잌이 딱 하나 남아있었군.
다행이다.....
"안녕히 가세요~"
양손이 가득하니 든든한데?
빨리 집으로 가자
"삑~ 삑삑삑 삐리릭~"
휴.... 힘든 하루였다.
슈톨렌이 너무 궁금하니 롤케익은 내일 먹어야겠군.
슈톨렌을 빨리 까보자.
와우.... 임팩트 있는데????
슈가파우더 잔뜩 뿌려져있고
한번 먹어볼까?
엄청 딱딱하네 이거;;;; 잘 안썰리고 슈가파우더도 너무 많이 뿌러져있어
그래도 썰고보니 속은 또 촉촉하네
맛을 볼까?
호오? 이거.... 겉보기와 다르게 맛있다!
슈가파우더의 달달함과 함께 과일들의 조합이 굉장히 어울린다.
특히 과일향이 입안에 확 퍼지는게 굉장히 맛있는걸?
이거 위스키 한잔을 곁들이면 훌륭한 조합이 되겠는데?
그런데.... 두조각 먹으니 물리는군...으음....
너무 두껍게 썰었나보다.... 마침 홍차도 다떨어졌고... 커피를 이시간에 마시면 잠이 안오니 나머지는 내일 먹어야겠다.
맛있는것을 잔뜩 먹고 누워있으니 크리스마스 이브도 의미있게 보낸 느낌이다.
자 그럼 내일을 위해 일찍 자도록 할까??
-고독한 미식의 방황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