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추참치 입니다.
오랜만에 뻘글 이 아닌 의학과 관련된 법률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진짜 오랜만이네요 ㅋㅋㅋㅋ]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닥터콜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닥터콜 이란 비행기나 선박, 기차 같은 이동시간이 긴 곳에서 갑자기 의사가 필요한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승객 중 의사가 있는지 방송을 통해서 긴급하게 호출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만일 닥터콜로 승객이었던 의사가 호출로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다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최근 2008년 응급의료법 개정을 통해서 의사들의 부담을 경감해주고 있습니다.
흔히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라고 합니다.
개정된 조문을 한번 살펴보죠.
제5조의2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관련사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死傷)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사책임과 상해(傷害)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 [개정 2011.3.8 제10442호(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2011.8.4 제11024호(선원법)] [[시행일 2012.2.5]]
-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가 한 응급처치
가. 응급의료종사자
나. 「선원법」 제86조에 따른 선박의 응급처치 담당자,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제10조에 따른 구급대 등 다른 법령에 따라 응급처치 제공의무를 가진 자 - 응급의료종사자가 업무수행 중이 아닌 때 본인이 받은 면허 또는 자격의 범위에서 한 응급의료
- 제1호나목에 따른 응급처치 제공의무를 가진 자가 업무수행 중이 아닌 때에 한 응급처치
[전문개정 2011.8.4]
풀어보자면
일반인 또는 의사나 응급처치를 담당하는 의료종사업계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곳에서 급하게 의료행위를 한다면 고의적이거나 중대한과실이 없다면 응급처치한 사람은 민사 및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는 응급의료업계 안팎으로 반쪽 짜리 법이라고 욕을 먹고 있습니다.
선한 사마리안인 법. 무엇이 문제??
의도는 좋고 괜찮은 법이죠. 그러나 문제는 있습니다.
만일 치료를 받은 사람이 소송을 건다면 어떻게 되는가?
가상의 공간에 가상의 인물을 대입해 가상의 사건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참치씨는 약속이 있어 길을 걷던 도중 사람이 쓰러져 있습니다. 근데 김참치씨는 응급의료종사자 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할까요?
의료법을 잘 알고 있는 김참치씨는 이 사람을 살릴지 말지 찰나의 순간 고민합니다.
김참치: 어쩌지…… 아무런 도구도 없고…… 119부를까…… 괜히 소송 당하면 어쩌지…… 어쩌지???
그는 일단 119에 전화를 해서 위치를 알려주고 쓰러진 사람을 보러갑니다.
김참치: 심정지 상태……의식은없고…… CPR[심폐소생술] 해야겠다.
참치씨는 그 사람을 열심히 CPR[심폐소생술]을 합니다.
잠시 후 119가 도착했고 연락처를 남긴 뒤에 그는 다시 약속장소로이동했습니다.
몇주후 참치씨는 살려준 사람이 참치 씨 때문에 늑골이 부러졌다고 소송을 걸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서에 갔으며 몇번의 조사 끝에 다행히 응급의료법 제5조2항으로 책임이면제되어서 별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이후 참치씨는 그런 일이 생기면 절대 나서지 않게 되었다. 고 합니다.
이에 관련해서 보건복지부에게 직접 물어보고 답변을 받은 블로거가 있어서 주소를 링크하겠습니다.
이분의 글을 두줄로 요약 한다면 이런겁니다.
일단 소송이 들어온다면 조사 후 중대한 실수가 없다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만일 응급환자가 사망한다면 자세한 조사 후 형사적 책임이 감면됩니다.
뭐가 문제냐구요?
일단 소송이 들어오면 치료한 사람은 경찰서에서 조사 받아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환자가 사망했다면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책임이 감면된다는 점 입니다.
면책이 아닌 감면이라는 거죠.
그리고 단순히 의료인에 국한되는것이 아니라 일반인 구조자에게도 적용된다는것도 문제 입니다.
의료인은 그나마 전문성이 있기에 조사시에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마저도 힘들 수 있습니다.
또한 치료받은 사람이 여성이라면 사건은 더 복잡해집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여성의 상태를 진찰한다면 성추행 혐의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지금의 응급의료법 5조의2항 , 즉 착한 사마리안인 법은
소송이 제기될 경우 무죄의 근거가 될 뿐, 선의로 행동한 사람이 입게 되는 피해 자체를 막아주는 방패가 되는건 아니라는 겁니다.
소송 그 자체를 막아주는건 아니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이후에 변호사를 선임한뒤
재판에서의 무죄 요구 등에 대한 심적,육체적 소모는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는거죠.
그렇다면.....
국가에서 안정적인 법률제도를 제공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너희는 의사니까, 간호사니까, 소방대원이니까, 응급구조사니까 어딜가든 아픈사람을 위해 헌신 해야되!
왜 그사람을 두고 그냥 간거야?! 니가 일반인라서? 누군가 신고했을꺼라고 생각해서?어떤 이유를 대든 너는 아픈 환자를 외면한거야!
라고 일방적으로 그들에게 비난 할 수 있을까요? 그건 더 깊게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