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추참치입니다.
오늘은 우리 강제추행에 관한 따끈따끈한 대법원 판례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한번 들어가 볼까요?
사건개요
어떤 한 남성이 술을 마시고 주변을 배회하던 중 버스에서 내려 혼자 걸아가는 17살 여학생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 여학생을 뒤따라가다가 인적이 없고 외진 곳에서 여학생에게 가까이 접근하여 뒤에서 껴안으려 팔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학생이 뒤돌아보면서 소리를 지르자 그 상태로 몇 초 동안 피해자를 쳐다보다가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갔으며 이를 지켜보던 주민의 경찰신고로 인하여 그 남성은 경찰에게 체포되었습니다.
이후 그 남성은 아동청소년 강제추행미수행위로 기소되었습니다.
사건만 떼놓고 본다면 강제추행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딱히 문제가 될것 같지 않기도 하고~ 추행을 하려했으니 강제추행 같기도 하고~ 아리까리 합니다.
그럼 법원의 판단을 한번 보겠습니다.
1. 1심법원(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4.12.24. 2014고합198)
1심 법원에서 재판관은 피고인의 행위를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7조3항과 함께 강제추행의 장애미수(형법 제25조 제2항)로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7조 3항의 조문입니다.
-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javascript:;)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5조는 미수범에 대한 조문입니다.
- 제25조(미수범)
- ①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에는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 ②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
풀어쓰자면
한마디로 강제추행의 미수범인데 그 대상이 청소년이라 형량이 추가로 늘게 된것이죠.
거기에 법원은 보호관찰명령까지 때려 버립니다.
[보호관찰이란 사회봉사,수강명령등등 으로 일정기간 동안 법무부의 감시를 받는것을 뜻합니다. ]
뭔가 강제추행의 미수범치고는 꽤 많은 형량을 때린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흐음.....2심법원의 판단도 보겠습니다.
2. 2심법원(서울고등법원 2015. 4. 24. 선고 2015노226,2015로105 판결)
여기서 형량이 좀 줄어듭니다. 보호관찰명령청구까지 기각해버리죠.
왜지? 하고 자세히 들여다 봤더니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3항의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한편 위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이나,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폭행행위를 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밤중에 광명시 노온사동에 있는 회사 기숙사에서 나온 후, 피해자가 버스정류소에서 혼자 걸어가는 것을 보고, 마스크로 얼굴을 상당 부분 가린 채 200m 정도 피해자를 뒤따라 간 사실, 피고인은 점점 피해자와 사이의 거리를 좁혀 약 1m 이내의 간격으로까지 접근하면서 자신의 양팔을 높이 들어서 벌린 자세를 취하였으나, 위 팔이 피해자의 몸에 닿지는 아니한 사실, 그 순간 피해자가 인기척을 느껴 뒤돌아보며 ‘왜 이러세요?’라고 소리치자, 그 상태로 몇 초 동안 피해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간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사실관계를 보면, 이 사건은 이른바 기습추행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그 행위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추행행위에 해당하는 폭행행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하였을 때에 강제추행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뒤따라 가다가 1m 정도 간격을 두고 양팔을 높이 들어 벌린 자세를 취한 행위나 몇 초 동안 피해자를 빤히 쳐다본 행위만으로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러한 폭행·협박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행위만으로 강제추행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쉽게 풀어보자면
기습추행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그 행위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추행행위에 해당하는 폭행행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피해자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하였을 때에 강제추행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가 2심법원의 판단의 핵심입니다.
즉 그냥 팔을 벌려서 1m 남짓한 거리에서 다가간것은 피해자가 위험하다!!
라고 느낄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3항의 강제추행죄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한 보호관찰명령도 기각시켜버립니다.
사실 보통 저정도 위협으로는 1심에서 이정도로 강력하게 형을 집행하지 않습니다.
근데 2심 사건에서 제가 알게된 사실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넘 전과가 있는 넘이었습니다.
그것도 남의집에 침입하여 성추행을 한뒤 징역3년 집행유예4년을 받았던것이죠.
그 집행유예기간에 이런짓을 해버린겁니다.
그렇기에 1심 법원에서는 이넘이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으니 보호관찰명령을 때려버린겁니다.
그러나 2심법원에서는 피고인에 대한 이러한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니 일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즉 범죄가 있음을 검사쪽에서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일부는 무죄가 된겁니다.
이후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가가게 됩니다.
3.대법원(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980, 2015모2524)
대법원의 판단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연령과 의사, 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위 행위 후의 피해자의 반응 및 위 행위가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추행하기 위하여 뒤따라간 것으로 보이므로 추행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까이 접근하여 갑자기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는 행위는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 할 것이어서 그 자체로 이른바 ‘기습추행’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실제로 피고인의 팔이 피해자의 몸에 닿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양팔을 높이 들어 갑자기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으려는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행위에 해당하고, 그 때에 이른바 ‘기습추행’에 관한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마침 피해자가 뒤돌아보면서 ‘왜 이러세요?’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피해자의 몸을 껴안는 추행의 결과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미수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의 판단을 볼까요?
그 남자가 여학생에게 팔을 벌린뒤 다가간 행위
↓
추행하기 위하여 뒤따라간 것
↓
그러므로 추행의 고의가 있다.
그리고
가까이 접근하여 갑자기 뒤에서 여학생을 껴안는 행위
↓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며 여학생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
↓
즉 '기습추행'의 행위를 한 것.
그러므로
남자의 팔이 여학생의 몸에 닿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양팔을 높이 들어 갑자기 뒤에서 여학생을 껴안으려는 행위
↓
기습추행의 실행에 의한 착수 로 본다.
이것을 보기쉽게 정리한다면
가까이 접근하여 뒤에서 여학생을 껴안는 행위 자체를 추행을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법원에서는 "기습추행"의 시작으로 본겁니다.
그렇기에 대법원은 2심법원이 때린 모든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4.본문 간단요약
지방법원-아청법+강제추행 미수범으로 유죄
고등법원-그러나 피해자가 느꼈을 법한 위협이 없어 보이므로 아청법은 아니니 형량 감경
대법원-응 아냐~ 기습추행의 고의가 있었고 실행의 시작까지 했으니 추행 맞아~ 다시 판결하렴.
5.마치며
사실 이 판례는 형법계에서 약간 유명한 판례입니다. 기습 추행에 대해서 대법원이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사실 성희롱,성추행,성범죄 같은 이야기를 쓰게되면 한 한달은 쓸 수 있을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아마 제 스티밋이 흉악하고 끔찍한 곳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ㅎㅎㅎ 그래서 항상 주제선정에 애를 먹곤 합니다.(사실 과로사 파트도 좀 많이 무거웠죠....)
다음시간에는 간단하면서 읽기 쉽게 가벼운 법률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