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암기한 듀오 3.0의 영문장 중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 Efficient machinery replaced manual labor.
효율적인 기계가 육체노동을 대체했다란 아주 간단한 문장인데요.
암기할 땐 막연히 농기계 정도를 떠올렸는데 이젠 로봇을 상상해야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 같습니다.
오늘자 BBC 뉴스에 따르면 햄버거 가게 불판 앞에서 패티를 뒤집는 일을 대신할 로봇이 최초로 상용화 되었다고 합니다.
우선 일하는 모습을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로봇을 도입한 햄버거 체인 사장은 뜨겁고 더럽고 기름 튀고 무료한 단순반복 작업, 심지어 손목에 무리까지 준다는 이 작업을 로봇에 맡김으로서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와 균등한 양질의 위생적인 제품이 공급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로봇 설치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묻자 그럴거라고 예상합니다.
물론 기업가에겐 고용창출보단 이윤이 우선이고 발명가에겐 효율이나 편리가 먼저일겁니다. 그들이 도입하고 만들어 낼 기계들이 사회에 끼칠 영향이나 파장 등의 거시적 결과는 그들에게는 부차적 문제겠지요. 어찌보면 그건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겠습니다.
노벨이 개발한 산업용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서 인명을 살상하는데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개발자의 손을 떠나버린 기술, 그 기술을 인간의 의지로 통제하고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술결정론 과 도구주의라는 구분을 하게 됩니다.
전자는 기술이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발전하여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인간의 의식까지 변화시킨다고 주장합니다.
단적인 예로 증기기관의 발명이 가져온 산업혁명과 인류사적 영향력을 생각하면 수긍이 갑니다.
이 기술결정론의 끝에는 인간조차도 그 기계 문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구촌global village이란 표현을 처음 사용한 문화비평가 매클루언은 자신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에서 인간을 기계의 생식기로 표현하는데요 그 새로운 세계를 발전시키고 풍성하게 만드는 데 있어 인간이 식물세계의 벌과 같은 역할을 할거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Man becomes, as it were, the sex organs of the machine world, as the bee of the plant world, enabling it to fecundate and to evolve ever new forms.<Understanding Media(1964)>
인간을 능가하는 알파고나 도로 위의 자율 주행차들을 떠올리면 50년도 더 지난 서술이 지금 현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듯도 합니다.
반대로 도구주의자들은 기술은 인간의 손에서 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오늘날의 우리가 기계를 바라보는 보편적이고 낙관적인 견해와 다르지 않습니다.
도구주의자들의 끝에는 아마 극단적인 통제와 절제를 실천하기위해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살아가는 이런 사람들이 있겠지요.
다시 햄버거 패티 뒤집는 로봇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기사에 소개된 L.A.의 햄버거 가게에 최초로 상용화된 이 플리피Flippy란 이름의 로봇은 체인점을 통해 50곳에 확장 설치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고급 승용차 한대 값에다 유지비가 일년에 소형차 한대값이 든다고 하니 당장 우리나라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7,530과 경쟁하긴 어려워 보이네요.(대당 $60,000/유지비 $12,000이상) 거기다 인간이라면 결코 하지 않을 엉뚱한 실수를 한다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겠지요.
이제 머지 않아 저 주방에서 앞치마 벗어던지고 친구와 은행털로 가던 영화의 한 장면도 추억의 한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셀프 보팅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