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년이 흘렀네요. 그의 이름은 김경민. 그가 좋아하던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반Van'이라 불리기도 했죠. 록 보컬리스트로서 원초적인 에너지에 섬세한 감성까지 갖춘 참으로 드문 보컬, 귀한 뮤지션이었습니다. 이런 소갯말, 참 상투적이네요.
2015년 8월 4일을 기억합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로 출근해서 오전 수업을 마친 저는 컴퓨터를 켜다 저도 모르게 "아악~' 소리를 질렀습니다. 로그온 하자마자 뉴스피드로 전날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속보가 날아들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죽기 3일 전 그가 소속된 브로큰 발렌타인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약속을 지키듯 그들의 공연은 꼬박꼬박 빼놓지 않았던 저희 부부... 어쩐 일인지, 기억나지 않는 어떤 이유 때문에, 그날 공연만은 가질 못했습니다. 세상에... 그의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말입니다. 3년이 흐른 지금도 저희 부부는 그 7월 31일이 아쉽고, 미안합니다.
2015년 7월 31일, 그가 부르는 마지막 '알루미늄'
다시 10여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다국적 기업 회사원으로 해외에서 근무하던 김경민은 어느 날 오랫만에 고교 후배의 전화를 받습니다. "형, 지금이 그때야."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고교시절 밴드활동 때문에 학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이유로 부모님에 의해 강제 전학을 하게 된 후배 성환이 학교를 떠나는 날, 경민, 그리고 그의 친구 안수는 언젠가 꼭 다시 만나서 못다한 음악, 못다한 밴드, 못다한 인연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민은 그 자리에서 회사를 그만 두고 귀국합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그의 이야기의 시작이자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의 시작입니다...
이후 펼쳐진 10여 년의 이야기를 늘어놓지는 않으려구요. 그의 이야기를 낱낱이 알지도 못하고 낱낱이 함께하지도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말 정말 상투적이지만, 그와 함께 했던 수많은 공연, 모든 순간들이 소중합니다.
그는 매우 수줍은 사람이었습니다. 공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서로 눈인사만 나누었을 뿐... 그와 나눈 마지막 대화도 어느 공연장 화장실(^^)에서 만나, 서로 수줍게 나누었던 "수고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였습니다. 저희 여왕님도 비슷하더군요. 공연장 옆 편의점에서 '칠성사이다'를 마시고 있는 그를 만나 똑같은 대화를 나눈게 마지막이라고...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은 여전히 똑같은 아쉬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 때 등이라도 한 번 두드려 줄 것을...
그가 가수로서 작곡자로서 마지막으로 만들고 녹음한 곡, Time입니다. 이 곡은 2015년 4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발표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솔로 곡, 그의 마지막 약속이기도 합니다.
Time - 김경민
널 가만히 품에 안고
이제 안녕 이제 안녕
그 눈물도 그 아픔도
이젠 없어 이젠 없어
바람이 부는날
널 그려보다가
너의 손을 잡고
네곁에 있을께
널 조용히 감싸안고
이제 갈께 이제 갈께
나즈막히 네 이름을
불러보다 불러보다
너의 그 목소리
가슴에 담고서
너 있는 그곳에
닿을수 있을까
못다한 얘기들
널 만날 그날에
두손에 고이모아
웃으며 전할께
너의 모든 날
너의 그 미소
너의 모든 꿈
잊지 않을께
비오는 날이면
부르던 그노래
너에게 부를께
우리들 추억도
너의 모든 날
너의 그 미소
너의 모든 꿈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혹시라도 별이 된 그를 다시 만난다면 말없이 등을 두드려 주고 싶습니다. 경민씨, 그때까지 편히 쉬어요...
R.I.P. 김경민. The Frontman of Broken Valentine (1982.10.27 ~ 2015.8.3)